'간호법·의료법' 국회 본회의 통과…野 단독 처리

與 표결 전 집단퇴장…최연숙·김예지는 '소신표'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지방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보건·의료계의 찬반 갈등으로 주목받았던 간호법과 의료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으며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간호법과 의료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각각 179표, 154표의 찬성을 받아 통과했다.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처우 등을 별도로 규정한 독립법으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13개 보건의료단체 연합은 간호사의 단독 개원 가능성 등을 우려해 반대해왔다. 의료법 개정안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박탈하는 법안으로 의협은 이 역시 의사의 적극적 의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반대해왔다. 다만 의료계의 우려를 반영해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한해서는 적용을 제외했다. 두 법안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여야는 이날 두 법안을 둘러싸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간호법과 관련해 "의료계 갈라치기 간호법은 결코 통과되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말씀드린다"며 "법사위를 일명 패싱하면서까지 간호법을 본회의에 직회부 시킨 데 대해 입법독주 기습강행, 불통정치라는 표현밖에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간호법 내) 간호사의 업무는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는 현행 의료법 2조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국민이 70%, 80% 원하는데 왜 우리는 몇 명의 소수의 반대자 때문에 국민을 위한 입법을 미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간호사 출신이자 간호법의 최초 발의자 중 한명인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에서 간호법에 찬성하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그는 "간호법을 발의한 것은 간호사 직역만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들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초고령 사회에 노인과 장애인 등 국민의 존엄한 생명을 돌보기 위한 법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민생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이날 간호법에 찬성하는 소신표를 던졌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 법안은 의료인을 과도하게 규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자격들도 이러한 규제(형 선고시 면허 취소)를 받고 있다"며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반면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범죄유형과 관계 없이 모든 범죄에 대해 의료인의 면허를 제한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라며 "오히려 다른 직역의 결격사유가 과연 그것이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과잉입법이 아닌지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간호법·의료법 표결 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아울러 간호법 등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건의도 예고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의 간호법 등 강행은) 국민을 갈라치고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주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끝내 강행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께 재의요구권을 건의드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