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 이제는 뛸 때" 이승엽 지지, 학폭 논란→피해자 용서 "모범적인 선수가 되겠다" [대구 현장]

대구=안호근 기자 2023. 4. 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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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구=안호근 기자]
두산 김유성이 27일 1군 등록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학교 폭력이라는 큰 과거의 과오로 인해 긴 시간을 돌아왔다. 최근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에 이르렀고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은 타이밍이 왔다고 판단했다. 김유성(21·두산)이 1군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은 27일 김유성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최근 피해자와 합의를 했고 26일 불펜 피칭을 통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일단은 그쪽 반대쪽 학생하고 해결이 됐기 때문에 저희가 쓰는 것"이라며 "이해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뛰어야 될 때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오늘부터 같이 함께 하기로 했다"고 1군 콜업 이유를 밝혔다.

김해고 출신 김유성은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피칭으로 많은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았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과거 학폭 이력이 밝혀지며 NC는 지명 철회를 했다.

고려대 입학 후 기회를 기다리던 김유성은 2023 드래프트에 얼리로 나왔고 두산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택했다. 단 조건이 붙었다.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 때부터 "피해자 측과 관계 정리가 되는 게 전제"라며 그 전까진 그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유성 측은 꾸준히 피해자 측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를 썼고 6개월 여 만에 드디어 피해자 측의 용서를 받았다. 경기 전 만난 김유성은 "(피해자 측에서) 앞길을 응원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김유성. /사진=두산 베어스
선발진은 포화상태다. 당분간 불펜 투수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은 "어제 불펜 피칭을 하고 투수 코치와 이야기하면서 구위가 좋다고 판단해서 오늘부터 팀하고 같이 함께하게 됐다"며 "접전인 상황은 사실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1군에 처음 합류했고 캠프도 함께 못 했기 때문에 오늘은 편안한 상황이 오면 등판하겠지만 접전 상황에서는 가급적이면 등판을 안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 앞에 둘러 싸인 김유성은 어디에 시선을 둘지 몰라 하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 측의 용서는 받았지만 적지 않은 야구 팬들이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김유성은 "모범적으로 야구하면서나 야구 외적인 것에서나 모범적으로 열심히 하고 팀의 우승을 이끌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모범적으로 행동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렇게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워낙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라며 "똑같은 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격려의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을 것 같다. 취임식 때부터 강하게 말을 했기 때문에 되풀이 하는 건 본인한테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금 내 역할을 좀 더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량만큼은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 투수다. 대학 시절 최고 시속 154㎞의 공을 뿌렸고 퓨처스리그에서도 149㎞ 공을 던졌다.

이젠 진정한 프로의 무대에 발을 디딘다. 김유성은 "대학 때는 고등학생 때보다 웨이트량이나 운동량도 많이 늘렸고 안 다치게 강화 운동 같은 것도 열심히 했다"며 "자연적으로 구속이 많이 오른 것 같다. 대학생 때는 이제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조건 그것만 신경쓰고 던졌는데 지금은 스피드보다 무브먼트나 타자를 상대하는 법을 신경 써서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피해자와 합의는 했지만 팬들의 사랑을 받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았다. 냉담함 팬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태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때를 기다리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일 것이다.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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