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실적 선방’ LG전자, 주력 가전·車 전장 호실적 이어간다

최지희 기자 2023. 4.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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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전장 사업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생활가전 영업익은 첫 1조원 돌파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성공적”
하반기 소비심리 개선은 어렵다고 전망
“시장 양극화 뚜렷, 수요 회복 시간 걸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새롭게 단장한 LG전자 브랜드 슬로건 영상이 떠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주력인 생활가전과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이 고성장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은 LG전자는 비용 절감 등 사업 운영 효율성을 강화해 계속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4159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22.9% 감소했으나,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글로벌 TV·IT 수요는 감소했으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과 시스템에어컨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더해 하드웨어 외의 영역에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매출은 하락했으나, 효율적인 자원 투입 및 원가 구조 개선 등 운영 효율성 제고와 물류비를 포함한 비용 절감 활동 성과에 힘입어 전 사업본부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은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의 호실적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2분기에도 자동차 부품 매출 고성장과 성수기인 에어컨 수요 대응을 통해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성장할 전망이며, 영업이익도 매출 상승 효과와 전 사업본부의 안정적인 수익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 오브제컬렉션 제품들로 인테리어를 연출한 이미지. /LG전자 제공

생활가전(H&A) 사업은 매출(8조217억원)과 영업이익(1조188억원) 모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영업이익률은 12.7%에 달했다. 김이권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경쟁 대응을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입이 증가하였으나 적극적인 원가 구조 개선 및 물류비 등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올해 내내 시장 침체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나, 소득 양극화 추세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는 볼륨존(대중소비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비용 집행의 효율성을 개선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전장(VS) 사업은 매출액 2조3천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작년 말 기준 80조원의 수주 잔고를 토대로 신규 프로젝트 매출 확대 효과와 사업 운영 효율성이 높아진 덕에 흑자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신사업 측면에서는 로봇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 영역에 대한 연관 기술 및 제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추가적인 신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탐색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TV 업계 1위 삼성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사업을 본격화한 것에 대해 ‘OLED TV 시장 1위 유지에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희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경쟁사의 OLED 사업 본격화로 인해 당사의 시장 점유율도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전체적인 OLED TV 시장 규모가 활성화되면서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종주 브랜드로서의 1위 리더십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수요 침체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TV(HE) 사업은 OLED TV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보급형 TV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 OLED TV와 삼성 OLED TV. /AP·JournalduGeek

거시경제 여건이 하반기 이후 다소 개선되더라도 가전 수요 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LG전자는 내다봤다. 김이권 상무는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일부 전망도 있지만,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 감소 영향이 개선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하반기 상황이 다소 개선된다 하더라도 그 회복의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특히 전반적인 경기 하강 국면 속에서도 시장의 수요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프리미엄 수요와 함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한 중위 계층의 소비자들이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서 기존 소비 패턴과는 달리 제품의 본질적 기능 중심으로 스케일 다운을 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요가 집중되는 볼륨존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보급형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를 계속 유지해 수익 방어 구조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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