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강철 동맹 위하여” 건배사… ‘아메리칸 파이’ 깜짝 열창 [한·미 정상회담]
박지원 2023. 4. 27. 18:41
화기애애했던 국빈 만찬장
바이든 의식해 아일랜드 속담 인용
尹 “한·미동맹이란 ‘네 잎 클로버’
새 뿌리 뻗어 나가는 역사적인 날”
바이든 “170년 함께하길” 건배사
양국 정·재계 인사 등 200여명 참석
尹, 55초간 노래 부르자 기립박수
바이든 의식해 아일랜드 속담 인용
尹 “한·미동맹이란 ‘네 잎 클로버’
새 뿌리 뻗어 나가는 역사적인 날”
바이든 “170년 함께하길” 건배사
양국 정·재계 인사 등 200여명 참석
尹, 55초간 노래 부르자 기립박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은 26일(현지시간)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오르며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첫 국빈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매서운 바람 속에 백악관 남측 잔디밭(사우스론)에서 공식 환영식을 가진 데 반해 이날은 맑은 하늘에 따뜻한 봄기운이 감돌았다. 이날 공동기자회견도 ‘대통령의 정원’으로 불리는 백악관 야외 잔디밭인 로즈가든에서 열렸다.
尹 애창곡, 바이든도 숨진 장남과 즐겼던 노래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을 마친 뒤 무대에 올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요청으로 미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워싱턴=AP뉴시스 |
기자회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관련 질문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80세를 넘긴 나이가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 “내가 몇 살인지도 모르겠다”면서 “나이는 등록되지 않는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반도체지원법을 포함해 우리가 일을 잘했다는 응답이 58%로 압도적인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녁 백악관 공개 만찬에서 양국 정상은 굳건한 동맹을 거듭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턱시도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참석했고 김건희 여사는 흰색 긴 드레스와 정장 재킷을 입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연보라색 드레스 차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두 나라를 하나로 묶는 모든 것을 재확인하는 데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배사로는 “우리의 파트너십을 위해, 우리 국민을 위해, 가능성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위해”라고 외친 뒤 “우리가 그것을 향후 170년 동안 함께 하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답사에서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을 지탱해온 분들의 존경받는 희생과 행동이 모여, 우리 동맹은 미래를 향해 함께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이 됐다”고 말했다. 아일랜드계 혈통인 바이든 대통령을 고려한 듯 ‘우정은 네 잎 클로버와 같아서 찾기 어려우나 갖게 되면 행운’이라는 아일랜드 속담을 언급하며 “오늘은 한·미동맹이라는 네 잎 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 뿌리를 뻗어 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건배사로 “우리의 강철 같은 동맹을 위하여”라고 말했다.
만찬에는 양국의 유명인사와 정·재계 인사 200여명이 함께했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한국 유학 중인 아들과 만찬에 참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야구선수 박찬호, 스노보드 미국 올림픽 대표로 평창·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딴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 등도 참석했다. 한국계 하원의원인 영 김, 미셸 스틸 강은 한복을 입었고 마찬가지로 한국계인 앤디 김,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도 참석했다.
한국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과 5대 경제단체장 등 방미에 동행한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만찬 테이블에는 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 바나나 스플릿 등 양국 화합을 상징하는 요리들이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깜짝 노래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만찬 말미 놈 루이스, 레아 살롱가, 제시카 보스크 등 세 명의 배우가 노래를 부른 후 앙코르곡으로 윤 대통령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무대로 초대해 직접 노래해줄 것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한 소절만 (부르겠다)”며 아메리칸 파이를 약 55초간 열창했다. 노래가 끝나자 내빈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맥클린의 사인이 담긴 기타를 선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부른 아메리칸 파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먼저 떠나보낸 장남 보 바이든의 어린 시절에 함께 즐겨 부르던 노래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이기도 했던 큰 아들을 떠나보낸 충격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출마를 포기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여사는 이날 바이든 여사와 함께 영부인 간 첫 공식일정으로 워싱턴 국립미술관(내셔널갤러리)을 찾아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 작품을 함께 감상했다.
김 여사는 이날 별도 일정으로 ‘북한 인권 간담회’에 참석해 북한에 구금됐다 2017년 혼수상태로 석방된 후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의 모친과 만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웜비어 모친에게 “아드님 소식은 저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며 위로를 전했고, 웜비어 모친은 “영부인 말씀에서 진정성이 느껴져 감동했으며 눈물이 났다”고 답했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은 이날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환영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주미 한국대사관이 27일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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