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3년 연속 '대만'에 한목소리...중국 "위험한 길 가지 말라"

조영빈 2023. 4. 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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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에 관한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했다.

한미 정상이 3년 연속 대만 문제에 관한 같은 목소리를 내고 표현의 수위도 올라가자 중국은 "위험한 길로 가지 말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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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서 "대만해협 안정은 필수적 요소"
대만 관련 표현 수위 3년 동안 올라가 
"현상 변경 시도 반대" 새롭게 포함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27. yesphoto@newsis.com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에 관한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했다. 한미 정상이 3년 연속 대만 문제에 관한 같은 목소리를 내고 표현의 수위도 올라가자 중국은 "위험한 길로 가지 말라"고 반발했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 경고할 때마다 중국이 통상적으로 썼던 "불장난 하지 말라"는 표현보다는 반발 수위가 높지 않았다.


"대만 해협 평화 중요"→"핵심 요소"→"필수 요소"...표현 수위 상승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적인(Indispensable)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의 핵심적인(Essential) 요소로서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이 처음으로 대만 해협 문제를 논의한 2021년 5월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별다른 수식어 없이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만 밝혔다.

3년새 "대만 해협 내 평화·안정 중요"에서 "역내 안보의 필수적 요소"로, 다시 "핵심적 요소"로 표현 수위가 상승한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 매립 지역의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 인도·태평양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했다"는 표현도 새로 들어갔다. '중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2014년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 수중 암초 등을 매립해 만든 인공섬들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남중국해의 "현상 변경자"로 지목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중국 "대만 문제, 똑바로 인식하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공동성명 발표를 앞두고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는 취지로 중국에 사전 설명을 했다. 중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리자는 한미 간 공감대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하루, 이틀 전에 중국에 (성명에 관한) 사전 설명을 중국에 했다"며 "이번 선언이 중국과 직접적인 충돌 요인이 아니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 차원의 대비 방안이므로 중국이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사전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한국이 대만 문제의 실체를 똑바로 인식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점점 멀리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무을 앞둔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 상황과 관련,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거친 표현을 동원해 한국을 압박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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