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덕분"…신카이 마코토 감독 밝힌 '스즈메의 문단속' 500만 비결(종합)[인터뷰]
[OSEN=김보라 기자] “한국 관객들이 저의 영화를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신카이 마코토(50)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에서 대흥행을 기록한 것과 관련, “이번에 한국에서 사랑받는 과정을 보며 한국의 관객들이 정말 다정하다고 느꼈다”라며 애정하는 마음을 이 같이 드러냈다.
27일 오후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 열린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미디어캐슬에서 ‘너의 이름은.’(의 관객)을 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개봉 첫날부터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스즈메의 문단속’은 무려 35일 간 자리를 지켰다. 어제(26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497만 532명(영진위 제공)으로, 이번 주말 500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 덕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 관객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봐주시는 와중에 그 다음 작품이 ‘스즈메의 문단속’이다 보니 관객들이 선택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웃음)”
그러면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상처를 회복해 나간다는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 게 아닌가 싶다. 결정적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자평했다.
이는 국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들 가운데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관객수다. 2위는 누적 관객 455만 3399명을 모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난달 8일 국내 극장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 수입제공 미디어캐슬, 공동제공 로커스, 배급 쇼박스)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 이른바 ‘재난 3부작’으로 ‘너의 이름은.’(2017), ‘날씨의 아이’(2019)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동일본대지진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는 “인간은 아주 예전부터, 애니메이션이 존재하지 않았을 시기부터 이야기를 만들어서 다음 세대에 계속 전달을 해왔다. 사회에서 일어난 큰 재해를 이야기로 만들어서 전달하는 게 저의 일이다. 그래서 옛날 이야기 같은 감각으로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화 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저는 1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만약 어떤 사건 이후 4~5년 정도 후라면 사건에 대해 너무 생생해서 이르다. 저는 (동일본지진 사건 이후 엔터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손 그림으로 그린다. 한 장씩 사람이 그리다 보니 시대에 뒤처진다는 평가도 있다.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문제이자 과제다. 그래도 좋은 평가가 이어지는 것은 맞는 거 같다”고 했다.
배경으로 삼은 장소에 대해서는 “과거의 큰 재해가 있었던 동네들을 담았다. 고베는 1995년 지진이, 도쿄는 1923년 거대한 지진이 있었다. 큰 재해를 입었던 동네를 스즈메가 들른다는 설정을 그려냈지만 스즈메가 살았던 곳은 가상으로 그려냈다. 영화 촬영지가 관광명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조용히 사시는 분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개봉을 위해 지난달 한국을 찾았을 때 ‘300만 관객을 동원하면 다시 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던 바. 3월 27일 OSEN 단독 보도를 통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4월 27일 재내한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제가 지난번에 300만 명을 돌파하면 오겠다고 약속드렸었는데 순식간에 400만을 돌파해 놀라웠다. 또한 현재는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들어서 매우 신기하다. 감독으로서 감격하고 있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그는 한국 관객들의 열띤 성원에 보답하고자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제주까지 방문하는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아시아에서 만큼 성공은 하고 있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저의 손 그림 애니메이션이 (미국의)시민권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이라고 농담하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가장 잘 되는 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아시아국가들과 달리,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원이 다르게 흥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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