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연봉 27위' 최약체팀이 ML 2위로... 배지환이 그 중심에 있다

김동윤 기자 2023. 4. 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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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배지환(왼쪽)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올 시즌 돌입 전만 해도 최약체로 평가받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의 강팀으로 거듭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피츠버그는 2015년 와일드카드 진출 후 계속해서 하위권을 전전했다. 시장 규모가 작은 스몰마켓팀인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올 시즌 피츠버그의 팀 전체 연봉은 7600만 달러(리그 27위)로 류현진(36·토론토) 한 명이 3년 전 따낸 FA 총액보다 적다.

수년간 육성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그 탓에 브라이언 레이놀즈, 로안시 콘트레라스, 미치 켈러, 배지환 등 기대할 만한 어린 선수는 더러 있었으나, 올해도 다수 매체로부터 하위권으로부터 평가받았다. 대표적으로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시즌 전 파워랭킹에서 "젊은 핵심 선수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면서도 냉정하게 팀 전력을 26번째로 매겼다.

하지만 25경기를 치른 현재, 피츠버그는 승률 0.680(17승 8패)으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 2위를 기록하는 반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력과 투수진만 보면 팀 OPS 전체 7위(0.770), 평균자책점 8위(3.66)로 메이저리그 최상위권 팀이라 볼 순 없다. 점수를 내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꼽히는 홈런의 개수는 리그 공동 14위(28개)로 중위권이다.

그런 가운데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 중인 공격지표가 하나 있다. 바로 34개의 팀 도루다. 2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3개 차로 단독 1위다. 그동안 도루는 성공률 75% 이상이 되지 않으면 득점을 생산하는 데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차츰 사장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성공률만 높일 수 있다면 비싼 몸값 탓에 홈런 타자를 구하기 어려운 스몰마켓 팀에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볼거리가 풍성해짐은 물론이다. 그 때문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도루 성공률과 숫자를 늘리기 위해 올 시즌부터 베이스 크기를 넓히고 피치 클락 제도를 도입했다.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는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수혜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들이다. 클리블랜드 역시 팀 홈런이 13개로 리그 29위에 불과함에도 적극적인 도루로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라와 있다.

배지환(가운데)./AFPBBNews=뉴스1

이날도 피츠버그는 도루의 매력과 가능성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지환(24)이 있었다. 배지환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3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8번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3도루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타율은 0.224에서 0.254로 대폭 상승했다.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난 배지환은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LA 다저스 선발 토니 곤솔린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출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2루를 훔쳤고 제이슨 딜레이의 희생번트 때 3루까지 진루했다.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좌전 적시타 때는 홈을 밟으면서 이날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기록했다.

활약은 계속됐다. 6회말 1사 2루에서 중전 안타로 출루한 배지환은 딜레이의 1타점 적시타 때 2루에 도달했고 곧장 3루를 훔쳤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으나, 다음 타석에서 기어코 홈을 밟았다.

7회말 2사 1, 2루에서 내야 안타로 출루한 배지환은 로돌포 카스트로와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했고 딜레이의 적시 2루타 때 팀의 마지막 점수인 8점째의 주인공이 됐다. LA 다저스는 배지환의 3도루 포함 무려 6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1-8 대패를 당했다.

배지환이 한 경기 3도루를 기록한 것은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만에 메이저리그 전체 도루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와 3개 차. 팀 도루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숫자를 책임지면서 '달리는 해적선'의 상징이 되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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