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살던 50대男 극단 선택…90대 老母는 가스 중독
광주광역시에서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해 살던 50대 남성이 27일 번개탄을 피워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와 함께 살던 90대 노모는 경미한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27일 광주서부경찰서와 광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2분쯤 서구 쌍촌동의 영구임대아파트인 쌍촌주공아파트 내 한 세대에서 50대 후반 A씨가 욕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의 어머니인 90대 B씨는 거실에서 쓰러져 있었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A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신변을 우려한 그의 지인이 아파트를 찾아왔다가 이 모습을 발견했다. A씨 지인은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사정을 알린 뒤 A씨 집으로 함께 올라가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뒤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다.
A씨가 발견된 욕실에서는 부탄가스와 버너, 타고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소방당국이 도착했을 때 심정지 상태였던 A씨는 이미 사후경직 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거실에 있던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집에서는 A씨가 남긴 편지가 있었는데 우울증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내용 등으로 미뤄봤을 때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한다. 경찰은 또 A씨가 번개탄을 피웠을 때 화장실 문틈으로 일산화탄소가 새어 나오면서 거실에 있던 노모까지 중독 증세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수급대상자인 A씨는 영구임대아파트 입주 자격을 포함한 복지 지원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고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가까운 곳에 거주지가 따로 있었는데 아들을 돌보기 위해 종종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별도 부검을 하지 않고 변사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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