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못 해도 원정 떠난 전북 팬, “진정성 있는 소통 좀 하자”

허윤수 2023. 4. 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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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주름잡던 전북현대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9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졌다.

현장에서 전북을 20년째 응원하고 있는 한 팬을 만났다.

그는 "솔직히 결과라도 잘 나오면 팬들하고 소통할 필요는 없다"라며 "전북이 지녔던 색깔이 경기장에서 나오면 구단주, 대표이사, 감독이 우리에게 해줄 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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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전북, 9위 추락
소통 바라는 팬들은 퇴진 요구 속 응원 중단
전북현대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팬들은 소통을 바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를 주름잡던 전북현대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9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졌다. 지난 라운드 승리 기세를 잇지 못한 전북(승점 10)은 9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지난 시즌 맞수 울산현대에 밀려 K리그 6연패에 실패했다. 절치부심 정상 탈환을 외쳤지만 상황은 더 좋지 않다. 9경기 만에 5패를 떠안았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7패를 당했던 걸 고려하면 부진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강등권과의 승점 차도 1점밖에 나지 않는다.

팬들의 비판은 구단을 향한다. 김상식 감독을 비롯해 허병길 대표이사의 사퇴를 외치고 있다. 또 선수단을 향한 응원도 중단한 채 구단 버스를 막고 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팬들의 열정이 식은 건 아니었다. 지난 23일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도 적지 않은 팬이 원정길에 동행했다. 이날 역시 응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응원을 할 수 없음에도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전북을 20년째 응원하고 있는 한 팬을 만났다. 그는 “제주에 2박 3일 일정으로 와서 적지 않은 돈을 썼다”라며 “그런데도 응원 한마디도 못 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우리가 내는 입장권, 유니폼 등의 비용이 구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라며 “다만 많은 팬이 전국 방방곡곡 따라간다. 다른 이유는 없고 전북 경기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결국 우리 팀이니까 원정 응원을 왔다”라며 “구단도 이런 모습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전북현대 팬들은 경기장을 찾아도 응원할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는 팬들이 퇴진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 대해서도 말했다. “우리가 아무리 퇴진을 외쳐도 ‘너희는 전문가가 아니잖아’라고 하면 수긍할 수 있다”라고 말한 그는 “다만 적어도 그 과정에서 소통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앰프 사건 등 구단이 과연 우리를 함께 하는 팬으로 인정하는지 아니면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기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심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솔직히 결과라도 잘 나오면 팬들하고 소통할 필요는 없다”라며 “전북이 지녔던 색깔이 경기장에서 나오면 구단주, 대표이사, 감독이 우리에게 해줄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 팀이고 축구 경기니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허병길 대표이사가 들어온 뒤 팬들이 원하는 ‘닥공’을 부정하는 말을 반복해 왔다”며 “설사 현실이 그렇다 한들 내부 회의 때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밖으로 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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