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못 해도 원정 떠난 전북 팬, “진정성 있는 소통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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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주름잡던 전북현대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9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졌다.
현장에서 전북을 20년째 응원하고 있는 한 팬을 만났다.
그는 "솔직히 결과라도 잘 나오면 팬들하고 소통할 필요는 없다"라며 "전북이 지녔던 색깔이 경기장에서 나오면 구단주, 대표이사, 감독이 우리에게 해줄 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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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바라는 팬들은 퇴진 요구 속 응원 중단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9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졌다. 지난 라운드 승리 기세를 잇지 못한 전북(승점 10)은 9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지난 시즌 맞수 울산현대에 밀려 K리그 6연패에 실패했다. 절치부심 정상 탈환을 외쳤지만 상황은 더 좋지 않다. 9경기 만에 5패를 떠안았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7패를 당했던 걸 고려하면 부진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강등권과의 승점 차도 1점밖에 나지 않는다.
팬들의 비판은 구단을 향한다. 김상식 감독을 비롯해 허병길 대표이사의 사퇴를 외치고 있다. 또 선수단을 향한 응원도 중단한 채 구단 버스를 막고 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팬들의 열정이 식은 건 아니었다. 지난 23일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도 적지 않은 팬이 원정길에 동행했다. 이날 역시 응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응원을 할 수 없음에도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전북을 20년째 응원하고 있는 한 팬을 만났다. 그는 “제주에 2박 3일 일정으로 와서 적지 않은 돈을 썼다”라며 “그런데도 응원 한마디도 못 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우리가 내는 입장권, 유니폼 등의 비용이 구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라며 “다만 많은 팬이 전국 방방곡곡 따라간다. 다른 이유는 없고 전북 경기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결국 우리 팀이니까 원정 응원을 왔다”라며 “구단도 이런 모습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앰프 사건 등 구단이 과연 우리를 함께 하는 팬으로 인정하는지 아니면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기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심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솔직히 결과라도 잘 나오면 팬들하고 소통할 필요는 없다”라며 “전북이 지녔던 색깔이 경기장에서 나오면 구단주, 대표이사, 감독이 우리에게 해줄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 팀이고 축구 경기니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허병길 대표이사가 들어온 뒤 팬들이 원하는 ‘닥공’을 부정하는 말을 반복해 왔다”며 “설사 현실이 그렇다 한들 내부 회의 때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밖으로 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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