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 "스토리보드 단계부터 대사를 녹음, 소리의 리듬감에 맞춰 그림을 그린다" [인터뷰M]
김경희 2023. 4. 27. 18:20
'스즈메의 문단속'이 2023년 개봉작 흥행 1위에 오른 가운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다시 한번 내한해 영화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로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번 작품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글로벌 흥행 수익 225.4억 엔 돌파 및 해외 총 누적 관객수 3,000만 명을 동원했을 뿐 아니라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글로벌 흥행 3위 국가로 등극하는 등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한국에서는 3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4/18일 기준 473만명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영화 흥행 1위라는 타이틀도 챙긴 '스즈메의 문단속' 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국의 관객분들이 정말 다정하다고 느꼈따.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 비하면 제 작품은 불완전하다. 퀄리티, 등장 인물 등이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얻을수 있는 메시지를 발견하고 받아들여줘서 정말 다정한 관객이라고 소박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제 전작 '너의 이름은.'을 수입해줬던 영화사에서 그떄의 스코어를 넘기기 위해 많이 애써준 덕에 지금 이렇게 많이들 봐 주신게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유머러스하게 운을 띄우며 "'슬램덩크'의 흥행 덕, 또 재해에 상처입은 소녀가 회복해 가는 이야기가 한국의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인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관객이 제 작품을 많이 봐주신 결정적인 이유는 잘 모르겠다."라며 한국에서의 흥행 비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영화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도 개봉 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중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과거 제 작품에 비해서 이번 작품이 미국과 유럽에서 좀 더 좋은 성걱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에서 히트한 만큼은 아니다. 제 애니메이션은 손으로 그린 그림인데,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은 전세계 대중에게 어필하는 건 아닌가보다."라고 대륙별 반응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지금 미국, 유럽에서 가장 잘 되는 애니메이션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다. '스즈메'와 비교해서 단위가 다른 차원으로 히트를 하고 있다. 중국에도 '슈퍼마리오'가 개봉했지만 '스즈메'가 더 우위에 있다. 한국에서는 '슈퍼마리오'와 '스즈메' 중 어떤 영화의 스코어가 더 높을지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경쟁작을 언급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을 동일본대지진을 소재로 만들었다. 그는 "인간들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가 없었을 때 당시에 일어났던 일을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들어 다음 세대들에게 전달했었다. 그런 맥락에서 애니메이션도 역사를 전달하는 미디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옛 이야기를 전달하는 느낌으로, 신화같은 이미지로 만들려 했다."라며 기획할 때의 방향성을 언급했다.
12년 전 일본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던 동일본대지진을 소재로 하며 그는 "실제 일어났던 재해를 엔터테인먼트화 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4~5년 밖에 지나지 않아 엔터테인먼트화 한다면 고통이나 아픔,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대중이 즐길수 없을 것이고 만들기도 쉽지 않았을 것. 지금은 12년 정도가 지났기에 이야기화 하기에 적절했던 시기라 생각한다."라며 큰 아픔을 들춰내기 적당한 타이밍이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관객의 시각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은 재난 극복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일본 관객의 시각에서는 아직도 동일본대지진은 트라우마 일수도 있는 것.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아직 일본에는 피난중인 상태로 사는 사람이 수 천명에 달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 많았다. 우선 직접적인 묘사는 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았었다."라고 하며 쓰나미가 덮치는 장면이나 대지진 당시의 장면은 전혀 그리지 않기로 사전에 결정했었다고 밝혔다.
또 하나 '돌아가진 분과 재회하는 장면'도 넣지 않기로 했다고 하며 그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넣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또 일본 극장에서는 여러 주의 사항을 관객들에게 알렸었다. 영화 속에 지진 경보가 울리고, 지진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라는 걸 마케팅이나 홍보에 분명하게 표시했었다. 아직도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이 우연히 모르고 이 영화를 보다가 상처를 입을까봐였다."라며 아직도 재난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자국민을 위해 어떻게 신경쓰며 작업했는지를 밝혔다.
이 영화는 스즈메가 일본 전국을 여행하는 이야기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일본의 동쪽에서 지진이 났지만 이 일의 여파로 일본 전체 사회에 영향을 미쳤다. 쓰나미 지진, 원자력 발전소의 파괴 등으로 사고가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동에서 서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의 끝인 큐슈에서 동일본 지진이 생긴 동쪽까지 여행을 가는 영화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스즈메가 여행하며 들르는 동네들은 다 과거에 큰 재해가 있었던 곳이라며 보충 설명을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실제 장소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한 아름다운 로케이션이 화제가 되었다. 영화 속 스즈메가 여행하는 동네들은 실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곳이 많았는데 유독 스즈메가 살았던 동네는 가공의 마을이라고 한다. 감독은 "일본에서는 영화 개봉 이후 '성지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작 '너의 이름은.' 이후에 실제 배경이 되었던 장소에서 민폐를 겪었다는 사례가 생겨서 그걸 피하고 싶어 가공의 마을을 만들게 되었다."라며 영화 개봉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해 영화 속 공간을 그려낸 비하인드를 밝혔다.
빛의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신카이 마카토 감독이지만 유독 그의 영화는 아름다운 OST와 공들인 사운드가 돋보인다. 그는 "많은 영화인들이 소리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지만 제가 독자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저는 스토리보드에 소리의 리듬을 넣고 그에 맞춰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대사를 녹음해서 소리를 넣고 그 리듬에 맞춰서 그림을 넣는다. 저는 영화를 2시간의 긴 곡이라 생각한다. 한 영화 속에서 템포가 빠른 부분도 있고 느린 부분도 있는데 2시간이라는 긴 멜로디를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지를 고민한다."라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로 현재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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