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혼잡률 285% 실화? ‘골병라인’ 오명 쓴 김포골드라인,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
이어서 ET 콕 입니다.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다시 만났었지."]
1990년 발표된 그룹 동물원의 노래입니다.
가사 속 지하철은 도시의 낭만을 상징하는 듯 한데 현실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콩나물 시루', '지옥철' 90년대 서울 지하철에 붙었던 별명입니다.
혼잡도가 심한 역에는 승객을 전동차 안으로 밀어 넣는 '푸시맨' 이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푸시맨이 사라졌나 싶으니 '커팅맨'이 모습을 드러낼 기세입니다.
승객이 전동차 안에 타지 못하게 자르는 '커트', 제한하는 역할입니다.
커팅맨이 배치될 곳은 김포골드라인.
매일 '질식'의 공포를 안고 달린다는 문제의 노선입니다.
김포골드라인은 2019년 9월 개통됐는데, 김포의 황금 들녘을 달린다는 의미로 '김포골드라인'으로 명명됐습니다.
그런 골드라인이 언제부터인가 '골병라인'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혼잡도 최대 285%.
172명이 정원인 열차에 4백 명이 넘게 탔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도 혼잡도면 A4용지 반쪽 위에 한 사람이 서 있는 정도입니다.
출퇴근 시간대에 전동차에 오르면 옴짝달싹할 수조차 없어 차렷 자세를 취하고 가야만 합니다.
겨우 빠져나오면 어지러워서 의자에 털썩 주저앉기 일쑤랍니다.
급기야 지난 11일 오전 7시50분경에는 출근길 몰려든 인파에 10대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쓰러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김포골드라인에서 발생한 안전 사고 건수만 18건에 이릅니다.
애초에 노선 계획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인데요.
신도시 조성에 따른 급격한 인구 증가와 서울로의 통근 수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승강장이 2량짜리 꼬마 열차에 맞춰 설계돼서 열차 추가 연결도, 역사 확장도 불가능합니다.
분통이 터진 시민들은 2021년 2월 정치인들을 향해 ‘너도 함 타봐라’ 챌린지를 제안했습니다.
김포시장이 직접 타봤는데요.
[정하영/2021년 당시 김포시장 : "이건 교통이 아니고 고통 그 자체입니다.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치인들도 김포골드라인 '체험'에 나섰습니다.
지난 대선 때도, 지방선거 때도 이마의 땀을 닦으며 반드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실현됐을까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보니 해결책을 찾기가 쉽잖습니다.
대당 20억 원에 이르는 수륙양용버스 도입 얘기까지 나왔지만 ‘압사냐 익사냐’라는 비아냥이 들립니다.
드디어 대책이 나왔습니다.
일단 김포도시철도 측은 혼잡 해소를 위해 내년 9월 열차 5대를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긴급 대책으로 직행 전세버스와 함께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수요응답형 버스(DRT)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수요를 당장 분산시킬 수 있는 단기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아찔한 상황이 있었는데도 비극에 대비하지 못했던 지난 핼러윈 이태원 참사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ET 콕 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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