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6시45분에 콜라 한잔…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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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새벽 5시에 일어났다.
투자자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6시45분에 일어나 코카콜라를 마신다.
빅토르 위고는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 매일 차가운 얼음물로 샤워하고 이발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쓰기, 달리기와 수영, 독서와 음악 감상을 차례로 한 뒤 밤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일과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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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인 그들의 루틴은
잡스, 6시 일어나 같은 옷 입고
머스크, 5분 단위로 일정 관리
스티븐 킹, 음악 틀고 소설 써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새벽 5시에 일어났다. 한두 잔의 차를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그런 다음 강의 준비를 하고 글을 썼다.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강의한 후 점심을 먹고 산책했다. 집에 돌아와 오후 1시까지 글을 썼다. 친구를 만나고 저녁을 먹고 다시 산책한 뒤에는 밤 10시에 잠들기까지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이런 생활이 40년 넘게 이어졌다. 누군가는 틀에 박힌 삶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오늘날엔 ‘루틴’의 표본으로 꼽힌다. 루틴은 별 게 아니다. 매일 하는 규칙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을 말한다. 이 별것 아닌 루틴이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비법으로 꼽히며 날이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
정말 루틴은 성공의 열쇠일까. 유명인 중 루틴 없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투자자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6시45분에 일어나 코카콜라를 마신다. 맥도날드에 들러 아침을 먹고 9시30분에 회사에 도착한다. 오후 5시에 퇴근한 후 밤 10시45분에는 꼭 잠자리에 든다. 루틴이 방해받지 않도록 버핏은 거의 약속을 잡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도 그랬다. 아침만 보면, 그는 오전 6시에 일어나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었다.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에 비하면 이들은 ‘순한 맛’이다. 머스크는 ‘5분 규칙’을 따른다. 5분 단위로 하루 일정을 짜는 것을 말한다. 그도 루틴에 따라 하루를 보내는데,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의 모든 시간이 이미 계획돼 있다.
세계적인 대문호들도 저마다의 루틴이 있었다. 빅토르 위고는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 매일 차가운 얼음물로 샤워하고 이발했다. 레프 톨스토이는 60년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썼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500단어씩 썼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쓰기, 달리기와 수영, 독서와 음악 감상을 차례로 한 뒤 밤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일과를 반복했다. 스티븐 킹은 아침 8시가 되면 항상 같은 책상에 앉아 같은 음악을 틀고 글을 쓸 준비를 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소설가 JK 롤링,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 전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 등 루틴을 따르는 유명인 리스트는 끝이 없다.
루틴은 장점이 많다. 생산성을 높이고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루틴을 맹신해선 안 된다. 루틴이 성공을 가져온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인과관계 대신 상관관계가 있을 뿐이다. 하루키의 루틴을 따르면 유명한 소설가가 될 수 있을까, 버핏처럼 생활하면 성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이 없진 않겠지만 장담할 수 없다. 사실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루를 보낸다. 자연스레 생활에 루틴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루틴이란 말 이전에 ‘좋은 습관’ ‘규칙적인 생활’ ‘부지런함’에 대한 예찬이 있었다. 그렇게 본다면 루틴 열풍은 건강한 유행으로 보인다. 다만 이 유행에 동참하지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루틴은 형식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칸트, 버핏, 잡스, 머스크의 루틴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삶이다. 그들의 전기가 하루 일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 이유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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