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차전, ‘인삼표 원투펀치’ 반격 시작될까?

김종수 2023. 4. 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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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만 원투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삼표 원투펀치도 있다!’ 안양 KGC는 명실상부한 올시즌 최강팀이다. 정규시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해낸 것을 비롯,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까지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또한 따놓은 당상이다'는 말이 터져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막상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니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디펜딩챔피언 서울 SK에게 먼저 일격을 당하며 1패를 안은채 2차전에 나서게 됐다. 당초 팬들과 전문가들의 예상은 이전까지 압도적 1강으로 불렸던 KGC의 우세 쪽에 기울었던 것이 사실이다. SK 역시 잘하기는 하지만 지난해 우승의 주역 최준용, 안영준이 동시에 없기 때문이다.


KGC 또한 주전 슈터 전성현의 공백이 있기는 했으나 배병준이 어느 정도 빈자리를 채워주고있으며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들어온 필리핀 선수 렌즈 아반도까지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아반도는 정규시즌에서 평균 18분을 뛰고 9득점을 올렸는데, SK전 다섯 경기에서는 평균 31분 동안 20.4득점 4리바운드 2.8도움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SK전용 비밀병기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차전은 결과와 내용 모두 SK의 완승이었다. 무엇보다 김선형(34‧187cm)과 자밀 워니(29‧199cm)의 '원투펀치'를 못막은게 크다. 김선형(22득점, 6리바운드, 12어시스트, 2스틸)과 워니(23득점, 10리바운드, 3스틸)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이상적인 플레이를 펼쳐보이며 KGC수비를 농락했다.


야구에서 '상대팀 포수의 기분을 좋게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경기 전체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포지션의 선수가 신바람이 나면 그만큼 전체적 팀 분위기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날 SK가 그랬다. 메인 볼핸들러 김선형이 탄력을 받자 외곽의 허일영, 포스트 인근의 최부경은 물론 경기에 잘 출전하지않던 송창용까지 10분 이상을 소화하며 제몫을 해주는 등 전체적인 팀 에너지레벨이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KGC 입장에서는 1패보다 뼈아픈 것은 상대팀의 기세를 너무 살려줬다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물론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하게 우승 경쟁을 한 KGC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분위기만 잘 수습해줘도 언제든 상승세를 탈 만큼 전력 자체가 안정된 팀이다. 양희종, 오세근 등 고참급들의 리더십도 어지간한 코치 이상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GC가 반격의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오세근(35‧199.8cm)과 오마리 스펠맨(25‧206cm)의 '원투펀치'가 더 힘을 내야할 필요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스펠맨이다. 오세근은 1차전 당시 제 몫이상을 해낸 유일한 선수다. SK의 기세에 밀려 팀 플레이가 잘 안되는 상황 속에서도 개인능력으로 끝까지 분투하며 경기를 잡기위해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평균 출장시간보다 많은 36분 31초를 뛰며 21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팀 동료들의 야투성공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본인은 62.5%라는 순도높은 득점 효율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평소보다 많은 집중을 하고 에너지를 쏟았다고 볼수있다. KGC로서는 노장 오세근이 이 정도까지 힘을 냈는데도 졌다는 점이 더욱 아프게 다가올수밖에 없다.

 


스펠맨은 큰 사이즈에 더해 빼어난 운동능력까지 갖추고있다. 힘에서는 어떤 선수에게도 뒤지지않으며 탄력 또한 일품이라 리바운드, 블록슛 등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에서는 일반적인 빅맨과는 차이가 있다. 윙플레이어의 느낌까지 날 정도로 외곽 플레이를 즐긴다.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2.76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는데 이는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 전성현 다음이다. 때문에 이런 스펠맨의 성향은 '양날의 검'으로 불리기도 한다. 3점슛이 잘 들어가는 날은 전방위로 맹할약하며 내외곽 모두에서 막을 수 없는 선수가 되는데 반해 반대의 경우에는 난사에 가깝게 되면서 효율성이 뚝 떨어져버린다.


1차전때가 그랬다. 24득점, 11리바운드의 기록만 놓고 보면 평균 정도의 활약은 해준듯 보이지만 3점슛을 14개나 시도해 3개 성공에 그쳤다. 스펠맨의 실패한 슛은 SK의 속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스펠맨이 외곽슛을 안 던질수는 없다. 워니에게 플로터가 있듯이 3점슛은 스펠맨의 주특기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정통파 빅맨보다는 내외곽을 오가며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가 잘 맞는다. 그간 스펠맨은 위력적인 외곽슛을 앞세워 매치업 상대인 상대 외국인선수를 밖으로 끌고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거기서 생긴 골밑 공간은 오세근의 독무대였다. 나이를 먹었다고는 하지만 일대일로 오세근을 제어할 수 있는 국내 선수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스펠맨의 3점슛이 잘 들어갔을 때의 경우다. 스펠맨은 업다운이 심한 스타일이다. 원하는데로 공격이 잘 풀리면 수비나 패싱게임 등 다른 플레이까지 자연스럽게 잘된다. 반면 슛이 잘 안들어가는 등 공격에서 난조가 시작되면 스스로 엉켜버리는 경우도 적지않게 보여왔다.


KGC입장에서는 스펠맨의 컨디션이 좋기를 바래야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도 팀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전략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 더불어 김선형에 대한 압박도 더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차전 당시 SK는 최원혁, 최성원, 오재현 등을 두루 활용하며 변준형을 괴롭혔다. 반면 KGC는 그러한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첫판은 SK가 가져갔지만 KGC 또한 전력상 허무하게 무너질 팀은 아니다. 4강 플레이오프 당시 캐롯에게 2차전을 내준 이후 심기일전하며 각성 모드로 들어갔듯이 전력을 재정비해 반격에 나설 공산이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KGC의 원투펀치 오세근-스펠맨이 동시에 날아야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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