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윤 대통령, 국빈 만찬서 팝송 ‘아메리칸 파이’ 열창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재한 국빈 만찬에서 팝송을 직접 불렀다.
이날 국빈 만찬장인 이스트룸에서는 미국 유명 뮤지컬 가수들의 공연이 있었다. 놈 루이스, 레아 살롱가, 제시카 보스크 등은 백악관 소속 해병대 밴드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들었다”며 앙코르곡으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선곡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노래 요청에 무대에 오른 윤 대통령은 “그럼 한·미 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이 원하시는 한 소절만(부르겠다). 그런데 (가사가)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다”며 노래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피아노 연주에 맞춰 “A long long time ago(아주 오래전)”라는 첫 소절을 부르자 함께 무대에 선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약 1분간의 열창이 끝나자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기타를 윤 대통령에게 깜짝 선물했다.
한·미 정상 부부는 약 3시간 30분간 진행된 만찬에서 200여명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 한·미 동맹 70주년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7시5분쯤 백악관 북현관에 차를 타고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으며 응접실로 이동해 환담을 한 후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턱시도 차림이었다. 김건희 여사는 바닥에 닿을 정도의 긴 흰색 드레스 위에 흰색 재킷을, 질 바이든 여사는 연보라색 원피스를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의 성과를 돌아보고, 한·미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에 관해 깊이 있게 협의한 데 대해 뜻깊게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과의 각별한 우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미 동맹을 크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건배사로 “우리의 파트너십을 위해, 우리 국민을 위해, 가능성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위해”라고 외친 뒤 “우리가 그것을 향후 170년 동안 함께 하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답사에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가 번역한 ‘베오울프’(고대 영어로 쓰인 영웅 서사시)의 한 구절인 ‘존경받는 행동이야말로 모든 사람 사이에서 힘을 얻는 길이다’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지난 70년간 한·미 동맹을 지탱해온 분들의 존경받는 희생과 행동이 모여, 우리 동맹은 미래를 향해 함께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양국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하고,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을 비롯해서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우정은 네 잎 클로버 같아서 찾기 어려우나 갖게 되면 행운이다”라는 아일랜드 속담을 언급하며 “오늘은 한·미 동맹이라는 네 잎 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 뿌리를 뻗어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강철 같은 동맹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바이든 대통령을 고려해 준비한 발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만찬을 마무리하면서 “한·미 동맹은 가장 강력한 동맹이며 한국은 가장 능력 있는 동맹국임을 오늘 만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부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야구선수 박찬호, 스노보드 미국 올림픽 대표 선수인 클로이 김 등이 참석했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와 한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 매덕스 군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게살 케이크, 소갈비찜, 바나나 스플릿 등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메뉴들이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질 바이든 여사는 한국계 스타 셰프인 에드워드 리를 객원 요리사로 초청하고, 메뉴를 선정하는 등 만찬 세부 사항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워싱턴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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