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만찬만 남고, 경제는 들러리" 김동연, 한미정상회담 '혹평'

김 지사, 27일 4.27 판문점선언 5주년 학술회의 참석
"경제는 완전히 들러리…국익도 어디론가 사라져"
"핵 확산 억제 합의는 립서비스에 불과"
"尹 정부, 외교의 원칙과 가치 철학이 있나 의문"
"리더십의 위기…경기도가 '워치독' 역할 할 것"

27일 오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국익은 사라져버리고 경제는 들러리 선 정상회담"이라고 혹평했다.

김 지사는 27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학술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2주 전에 미국을 방문해서 몇몇 주지사들을 만났고 기자들에게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경제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번에 나온 공동성명서를 보니까 IRA나 반도체 관련해서 무슨 얘기를 했나 보니 경제는 완전히 들러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계는 지금 각자도생하면서 이미 이념과 진영의 틀을 벗어난 지 오래됐는데 우리만 스스로 진영 논리와 틀에 갇혀 이같은 정상회담 결과와 외교의 무원칙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국익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국빈 만찬만 남은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특히 이번 '워싱턴 선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핵 확산 억제와 관련해서도 "립서비스라 생각한다"며 깎아내렸다.

그는 "한미동맹은 굳건하고 상호방위조약이 맺어져 있고 핵확장 억제에 대한 얘기는 어떠한 비상사태를 상정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식으로 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유지해왔던 남북관계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비핵화와 평화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이자 철학이자 기조일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 핵무장론까지 나오고 오늘 핵확산 억제에 대한 공동성명이 일부 나왔는데 이런 것을 볼 때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원칙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외교는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원칙, 철학, 가치에 대해 온 세계가 알고 있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여러 가지 사례들이 축적됨으로써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국제적으로 예측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에 한일관계에 있어서 나왔던 여러 가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중국과 관련된 것을 볼 때마다 분명하고 확실한 외교의 원칙과 가치철학을 가지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과 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정권의 교체에 따라서 또는 다른 나라와 그때그때 생각과 관계에 따라서 휘둘리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 딱 그런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를 직격하면서, 스스로 '워치독'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근저에는 리더십 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과대한 포장만 있었던 워싱턴 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5년 전 판문점 선언이 더욱 뜻 깊은지도 모르겠다"며 "북한과 접경지역 면이 가장 넓은 경기도는 오늘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으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하겠다"고 했다.

이어 "가장 큰 광역자치도로서 중심을 못 잡고 있는 중앙정부에 대해 '워치독'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한반도평화포럼, 포럼 사의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2개 부문으로 진행돼 1세션은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선언', 2세션은 '한반도 군사위기와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1세션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정철 서울대 교수,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 등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참여했다. 2세션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사회를 맡았고, 김도균 전 남북군사회담 수석대표,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발표에 이어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종대 전 국회의원 등이 토론을 진행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psygod@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