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니폼 입은 에스페호 “필리핀에도 배구 잘하는 사람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게요”
“이거 정말 무겁네요. 이제 새로운 도전입니다. 준비돼 있습니다.”
V리그 남자부 챔피언 대한항공의 선택을 받은 마크 에스페호(26·필리핀)는 유니폼 왼쪽 가슴의 팀 로고를 내려다보면서 유쾌하게 포부를 밝혔다. 191㎝의 아웃사이드히터인 에스페호는 2023 KOVO 남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예상된 선수였지만, 예상과 달라진 흐름에서 더 빨리, 예상 밖의 팀에서 지명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27일 제주도 제주시 썬호텔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행사에서 세 번째 지명권을 뽑았다. 리베로 보강이 첫 목표였던 대한항공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한국전력이 2순위 지명권을 가져가면서 리베로 이가 료헤이(일본) 선발 경쟁에서는 밀렸다. 그럼에도 1순위 유력 후보였던 바야르사이한(몽골)을 뽑을 수 있었지만,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선택은 에스페호였다. 에스페호는 “드래프트가 시작되면서 너무 긴장해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디펜딩챔피언 팀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한항공이 뽑아줘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대한항공은 리베로를 뽑을 것이란 얘기가 돌았기 때문에 그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명은 받았지만, ‘스타군단’ 대한항공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대한항공은 특히 에스페호가 뛰는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이 강하다. 국가대표인 정지석, 곽승석에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정한용 등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에스페호는 “나도 (필리핀)대표팀 선수다. 경쟁을 해야 하지만, 동료들을 도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정지석과는 23세 대표팀 시절에 미얀마에서 경기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제는 같은 팀으로 뛰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특히 농구의 인기가 높다. 에스페호도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농구를 병행했다. “배구는 오른손잡이지만, 농구는 왼손잡이인데, 왼손을 다쳐 배구를 하게 됐다”면서 “필리핀은 농구가 메인 스포츠이고, 그 다음은 여자배구다. 내가 V리그에서 뛰는게 (인기의)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제가 필리핀(남자배구)을 위한 도구가 되면 좋겠다”는 큰 포부도 이야기했다.
“부끄럽지만 필리핀 남자배구에서는 내가 아이콘 아닐까”라며 자신을 소개한 에스페호는 필리핀, 태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뛴 경험이 있다. 그는 “도전 자체를 좋아한다. 해외리그에서 뛰면서 배우는게 있고, 압박의 상황도 즐긴다”며 “한국 V리그에서 뛰눈 순간을 기대해왔다. 필리핀에도 배구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제주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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