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영화감독 다르덴 형제 "모든 사람이 적 아닌 친구 되길"

이영재 2023. 4. 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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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출신의 거장 영화감독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는 27일 부조리로 가득한 현대 사회의 희망으로 '우정'을 제시했다.

뤽 다르덴은 이날 전주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토리와 로키타'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영화에 대해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건 빛이고, 그건 (토리와 로키타) 두 사람의 우정"이라며 "모든 사람이 서로 친구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적이 아닌 친구 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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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참석차 첫 방한…'토리와 로키타' 개막작 기자회견
영화 '토리와 로키타'의 두 감독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 기자회견에서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왼쪽)과 뤽 다르덴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warm@yna.co.kr

(전주=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벨기에 출신의 거장 영화감독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는 27일 부조리로 가득한 현대 사회의 희망으로 '우정'을 제시했다.

뤽 다르덴은 이날 전주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토리와 로키타'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영화에 대해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건 빛이고, 그건 (토리와 로키타) 두 사람의 우정"이라며 "모든 사람이 서로 친구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적이 아닌 친구 말이다"라고 말했다.

'토리와 로키타'는 유럽으로 건너간 아프리카 난민의 불안하고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75주년 특별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이날 개막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뤽은 "한국 관객뿐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이 토리와 로키타의 친구가 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르덴 형제는 저임금 여성 노동자에 관한 영화 '로제타'(1999)와 도둑질로 생계를 잇는 부부를 그린 '더 차일드'(2006)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거머쥔 거장이다.

이들의 작품은 현대 유럽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강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내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피에르는 "우리가 그리는 인물이 주로 사회의 중심에서 벗어난 사람들인데 그들을 영화의 중심에 놓다 보니 그들이 우리를 선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촬영 장소인 벨기에 도시) 세랭이라는 곳은 과거 산업 도시로 부유했지만, 인구가 줄고 가난해졌다"며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에 그런 영화를 만든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뤽은 '요즘 영화가 사회 참여적인 면은 약해지고 엔터테인먼트의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엔터테인먼트란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라며 "찰리 채플린 영화도 엔터테인먼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영화는 조금 질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며 "영화의 다양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블록버스터와 같은 상업 영화, 폭소를 자아내는 코미디 영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 등의 다양성은 항상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르덴 형제의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2020년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이 추진됐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다.

뤽은 "한국에 처음 오게 돼 너무 기쁘다. 한국은 굉장히 유명한 거장 영화감독이 많아 영화로만 알고 있다"며 웃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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