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흡연 말아달라" 호소에…"나 건달이야" 욕설 답 돌아왔다

아파트 내 금연을 당부하는 주민에게 흡연 당사자가 자신이 '건달'이라며 협박성 글을 써 붙인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보배드림 갈무리

아파트 내 금연을 당부하는 주민에게 흡연 당사자가 자신이 '건달'이라며 협박성 글을 써 붙인 사실이 전해졌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희 아파트에 건달이랍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글 작성자 A씨는 "한 주민이 집안 담배 냄새 때문에 간곡히 호소문을 써놨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호소문에는 "안방 베란다에서 흡연하시는 분께 부탁드린다"며 "샷시(새시)가 허술해 문을 닫아도 냄새가 다 올라와 많이 힘드니 제발 실내 흡연을 삼가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이렇게 써놨을까"라고 공감했다. 그러나 이날 퇴근한 A씨가 본 해당 호소문 밑에는 금연을 호소한 주민을 협박하는 듯한 내용이 적힌 글이 붙어있었다.

아파트 내 금연을 당부하는 주민에게 흡연 당사자가 자신이 '건달'이라며 협박성 글을 써 붙인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보배드림

이 글은 안방 베란다에서 흡연하는 당사자로 추정되는 이웃 B씨가 쓴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우선 피해 미안하다"면서도 "하지만 '맹목적으로' 흡연 삼가를 바라는 것보다는 (금연이 필요한) 시간대를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흡연할 곳 없는데 내 집에서는 피해 안 가게는 하고 싶다"며 "샷시의 문제? 영어 하시지 말고 3일 이내 답변 없을 시 더 이상 생각 안 하겠다. (나는) 건달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XX, 3자들은 개조심하시고 (호소문을 붙인) 해당 분만 답해 보라"며 욕설과 함께 호소문을 쓴 주민을 찾았다.

A씨는 "진짜 처자식만 없었어도 답장 써서 만나서 얼굴 한 번 보겠는데 더러워서 그냥 저거 떼서 찢어버렸다"며 "저런 거(B씨)랑 같은 동에 사는 게 싫다"고 분노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건달이셔서 좋겠다. 저걸 자랑이라고. 한심하다" "건달인데 어쩌라고? 샷시는 일본어잖아" "글에 무식이 철철 흐른다" "배운 건 어설프고 살아온 건 뭐 같고 교도소도 갔다 온 것 같고" 등 댓글을 달며 B씨를 비난했다.

한편,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공동주택 입주자 등은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내 흡연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 등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태료 등 법적 강제성이 없어, '노력하지 않는' 이들을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