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불개미 … 삼천리 거래량 70배 폭증
상장주식 4분의 3에 달해
서울가스·선광·대성홀딩스
나흘만에 주가 76% 폭락
금융위 전방위 압수수색
◆ 금융시장 혼돈 ◆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시작된 차액결제거래(CFD) 매도 폭탄 여파가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의심되는 주가조작 세력과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SG증권 사태'로 주가 폭락을 겪고 있는 8개 종목 중 3개는 27일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오전 9시부터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로 된 업체, 혐의자들의 주거지, 강남구에 위치한 골프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수의 장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경찰은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 대를 압수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5일 "투자자들이 찾아와 다툼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아 해당 사무실로 출동했고, 여기에서 휴대전화와 다른 증거품들을 압수했다. 현장에는 투자금을 잃었다는 투자자 수십 명이 모여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이들이 주식 거래에 활용했을 압수물을 분석 중이다.
금융위의 압수수색은 경찰의 압수 이후 의심되는 정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매도 폭탄이 이뤄질 즈음 제보를 받아든 금융당국은 주가 조작 세력이 '통정거래'를 통해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정매매는 특정 주식의 거래가 성황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사전에 약속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SG증권 사태 또한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을 인지한 세력들이 급히 종목을 팔아치우며 주가가 폭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주가 폭락을 겪은 8개 종목 중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은 이날도 하한가를 기록해 4일 동안 76%(21일 종가 대비) 하락했다. 전날 하한가가 풀린 삼천리도 4일 동안 75% 하락했다.
다만 대부분 종목에는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다. 개인이 4일 동안 다우데이타(순매수액 382억원), 하림지주(296억원), 세방(245억원), 삼천리(194억원)를 사들였다.
저가 매수세에 거래량은 대폭 늘었다. 특히 삼천리는 상장 주식이 405만주인데 이날 하루 거래량이 305만주로 치솟았다. 전날 거래량 4만주보다 7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번 사태로 도시가스주에 투자한 연기금이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작년 초부터 이달 21일까지 서울가스(524억원), 대성홀딩스(524억원), 삼천리(344억원)를 순매수했다.
[김명환 기자 / 박윤예 기자 / 김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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