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이 감싼 김원형 감독 “자기 일에 충실한 것 뿐”[스경X현장]
지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SSG의 경기에서는 황당한 상황이 나왔다.
3-3으로 맞선 5회초 SSG의 공격 상황에서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 오태곤이 우익선상에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우측 외야 파울라인 위로 떨어진 뒤 튀어 우측 관중석 펜스 앞으로 향했다. 그런데 우측 외야를 지키고 있던 잠실구장의 경기보조요원이 파울로 착각한 듯 공을 잡으려 글러브를 댔다. 볼보이 글러브에 맞은 공은 다시 튀어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갔다. LG 우익수 문성주가 처리했으나 2루주자 최정과 1루주자 에레디야까지 홈을 밟았다. 5-3으로 SSG가 역전했다.
LG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볼보이가 경기에 개입한 장면을 다시 판독했다.
타구는 원심대로 페어였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를 받은 심판진은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2루주자 최정의 득점은 인정됐으나 홈까지 이미 밟고 득점했던 1루주자 에레디아는 3루로 돌아갔다. SSG가 5-3으로 역전한 스코어는 4-3이 됐다. SSG는 박성한의 1루 땅볼로 에레디아까지 홈으로 불러들이며 다시 5-3으로 점수를 벌렸지만 하마터면 경기 승패가 달라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이날 볼보이는 5회초가 끝난 뒤 다른 보조요원으로 교체됐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원형 SSG 감독은 덤덤하게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인가. 자기 일에 충실을 했는데 파울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그 순간은 한 점이라도 더 도망가야되는데 아쉽다. 하지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 결과가 어쨌든 그 상태로 끝났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볼보이의 행동으로 타점 하나를 올리지 못했던 오태곤 역시 그를 걱정했다. 김 감독은 “본인이 고의로 한 것도 아니고 언제든지 야구를 하다보면 그런 상황은 생긴다. 미국야구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럼 하나의 볼거리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재발 방지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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