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생사 기로 연준마저 대출제한 가능성

다른은행에 자산 매입 설득
성사 쉽지않아 주가 또 폭락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약 50% 폭락한 데 이어 26일에도 30%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정부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꺾이지 않고 있다.

26일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75% 급락한 5.69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 49.38% 폭락한 데 이은 날개 없는 추락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거듭 폭락한 것은 미국 정부 지원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백악관과 재무부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재무부가 추진하는 오픈뱅크 프로젝트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은행이 보유한 부실 대출인 수중 대출을 매입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발표는 오히려 불안감을 키웠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직전 분기에만 720억달러(약 96조3360억원)에 달하는 예금이 인출됐다고 밝혀 불안감을 높였다. 닐 홀랜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속하게 움직이고 고품질 대출과 증권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 3월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에서 300억달러(약 40조원)를 지원받아 급한 불을 껐지만 추가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은행은 장기 주택담보대출과 증권을 포함해 500억~1000억달러 규모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CNBC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다른 은행들에 이 자산 중 일부를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추가 지원을 제공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다른 은행은 손실을 볼 수 있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파산 시 당국의 규제 비용 등이 더 많이 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출 제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해 전통적인 재할인 창구 대출이나 시중 유동성 지원을 위해 지난달 만든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활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권한울 기자 /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