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빨라지는 위안화 굴기 中대외결제서 달러 첫 추월
우크라전 후 러와 의기투합
무역거래 위안화 사용 급증
中 '달러 패권' 흔들기 가속
중국의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처음으로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달러화 패권에 맞선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중국의 대외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48%를 기록했다. 2010년 0%에 가까웠던 위안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비중은 83%에서 47%로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무역 결제와 함께 서비스 거래, 자본 거래, 중국 본토와 홍콩 간 증권 거래 등 모든 종류의 대외 거래를 포함해 이 수치를 산출했다. 매체는 "중국이 미국 달러 패권에 맞서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또 다른 이정표를 통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이 빠르게 늘어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금액이 전년 대비 37% 늘었으며, 비중은 같은 기간 2.2%포인트 상승한 19%로 집계됐다. 중국이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를 크게 늘리게 된 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시켰다. 이에 러시아는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산 에너지를 수출하면서 대금을 루블화와 위안화로 받는 방식을 채택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한 포럼에 참석해 "중·러 양국 무역의 자국 화폐 결제 비율이 1~2년 전 30%에서 최근 70%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교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국가가 점차 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자국의 주요 석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안화를 대출해주고 자국과의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또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5000t을 수입하면서 위안화로 결제했다.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석유·천연가스 해외 무역에서 위안화로 결제한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중국과 브라질 정상은 지난달 두 나라 간 교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와 헤알화 결제 체제를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26일에는 아르헨티나도 위안화 거래 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4월 1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을 수입할 때 달러 대신 위안화를 쓸 것"이라며 "매달 7억9000만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수입 결제 대금을 위안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가 달러 고갈로 외환위기를 겪는 가운데 '위안화 굴기'를 추진하는 중국이 빈틈을 파고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당국은 앞으로도 대외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5일 발표한 대외 무역 활성화 방안을 통해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외국인 자본이 본토에 유입되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구매하기 위한 중국 본토 자금도 대규모로 움직이면서 중국의 대외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 세계 기준으로 보면 위안화가 대외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블룸버그는 SWIFT 기준 3월 전 세계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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