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천만弗 투자 … 첨단산업 청년인재 함께 키운다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4.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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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이공계 교류 합의
4년간 각각 2023명씩 선발
반도체·AI·배터리 첨단분야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신설
석·박사 연구과정 지원도
산업현장 체험기회 제공

한미 양국이 첨단산업·과학기술 분야를 이끌어갈 청년 인재를 함께 키운다. 각각 2023명을 선발해 상대 국가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총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발판 삼아 첨단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교육부는 한미 정상이 이공계 청년 인재를 국가당 2023명씩 선정해 교류할 수 있게 한미 양국이 각각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3명이라는 숫자는 한미가 이러한 교류를 약속한 올해를 상징해 정했다. 2027년까지 2023명을 각각 선발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교류 대상을 더 늘릴 수도 있다.

이번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 초점을 맞춰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우선 양국은 '풀브라이트 첨단 분야 장학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1500만달러를 들여 양국 첨단 분야 석·박사와 연구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 대학(원)생 100명은 미국에서 첨단 분야 석·박사 학위 과정을 이수한다. 반대로 미국의 첨단 분야 연구자 100명은 한국 대학에서 첨단 분야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 식이다.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학업·연구 교류 등을 목적으로 세계 160여 개국에서 운영·지원하는 장학 사업이다. 한국에서는 양국 정부가 함께 출연해 대학원 학위 과정과 교수·전문가 연구 등을 지원해왔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신설하는 풀브라이트 첨단 분야 장학 프로그램은 기존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중 최대 규모다.

또 양국은 이공계 대학생 특별교류 프로그램도 추진하기로 했다. 첨단산업에 종사하거나 연구를 희망하고 첨단기술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할 의지가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6개월~1년간 관련 지식을 쌓은 뒤 현장 견학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와 양자·우주 분야, 한국은 반도체 공정과 배터리·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상대국 인재가 현장을 체험할 기회를 주는 방식이 거론된다.

또 미국 청년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도 가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 청년들에게 산업·과학기술에 대한 견문을 넓힐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양국 문화·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에 대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파트너십을 정부와 기업을 넘어 청년 간 협력으로 확대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 인력 수급을 위한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인력 수급 전망을 제시하면서 인재를 공격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미국은 STEM 분야에서 해외 유학생의 자국 취업을 확대하고, 반도체 분야에서는 해외 인력 채용을 촉진하는 입법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첨단 공정 인력 양성 △반도체 경험 확대 △학·석·박사 및 이후 과정 등 교육 수준별 인력 양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청년 인재 교류가 국익에 얼마나 긍정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송광섭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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