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상환 못하는 임대인 빌라·오피스텔 경매行 급증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4.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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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4월 현재 763건 달해
지난 1월 440건의 두배 육박
인천, 금융기관이 저당권 실행
서울, 임차인이 경매 신청 많아

집주인이 빚을 못 갚거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수도권 빌라와 오피스텔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계속 나오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빌라·오피스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올해 1월 440건에서 3월 845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달 1~24일 신청 건수는 763건으로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또 한 차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 나눠보면 '임의경매'가 특히 늘어났다. 임의경매란 쉽게 말해 집주인이 대출을 못 갚았을 때 금융기관이 저당권 등을 실행하기 위해 넘기는 경매다.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 바로 넘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수도권 빌라·오피스텔의 임의경매 건수는 지난 1월 156건에서 지난달 376건으로 141%나 뛰었다. 특히 인천지역 경매 건수가 지난 1월 59건에서 2월 72건, 3월 121건으로 급증했다. 4월은 아직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137건이 접수되며 또다시 늘었다. 인천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이미 근저당권이 설정된 집에 세입자를 받는 전세사기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제경매' 건수 역시 크게 늘었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 판결을 통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게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지며 서울을 중심으론 강제경매 건수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서울 빌라·오피스텔 강제경매 건수는 지난 1월 94건, 2월 132건, 3월 199건, 4월 210건으로 꾸준히 많아졌다. 경기도 빌라·오피스텔 강제경매 건수도 지난 1월 121건에서 지난달 201건으로 뛰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피해 양상에 따라 경매 신청 유형도 다른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가 27일 발표한 피해 대책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를 구제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도 "강제경매 절차는 소송도 거쳐야 하고 경매로 넘어가기까지 기간도 상당히 걸린다"며 "이 과정에 놓이는 피해자들을 위한 선제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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