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독사 …"사회적 타살 막아라"
하루 평균 9.3명 홀로 사망
고립가구 관리인력 부족하고
정부·지자체 통계는 '제각각'
복지부, 내달 예방계획 발표
경기도 수원에서 자취를 하는 우 모씨(26)는 지난해 우울증 증세를 겪으며 극단적 선택까지도 고민한 적이 있다. 우씨는 "부모님은 외국에 계시고 나 혼자 몇 년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심적으로 괴로울 땐 '내가 죽어도 한참 동안 발견도 안 되겠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외부와 단절된 채 사망한 뒤에도 즉각 발견되지 않는 '고독사'가 크게 늘고 있다. 1인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인해 타인과 교류를 맺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와 국회가 고독사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보건복지부의 '2022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한 사망자는 3378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9.3명이 친인척이나 의료진 등과 단절된 채 홀로 사망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고독사가 △2017년 2412명 △2018년 3048명 △2019년 2949명 △2020년 3279명 등 대체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불과 4년 만에 40%가 늘어났다.
상당수의 고독사는 2021년 기준 경기(713명)·서울(619명)·부산(329명)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자살이 고독사와 연동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조사 결과 매년 10대 이하 고독사 전원과 20대 고독사의 과반은 자살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50대에서도 2017년에는 고독사 중 자살의 비중이 14.2%였는데 4년 만에 16.9%로 늘어났다. 생활고나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택하는 장년층이 많아진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지만 문제 해결의 첫 시작인 고독사 관련 통계는 부실하다.
부산시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고독사 수는 △2017년 40건 △2018년 28건 △2019년 27건 △2020년 17건 △2021년 14건 △2022년 17건 등에 불과했다. 복지부 조사에서 2017년 219건에서 2021년 329건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 되게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복지부 통계는 경찰청으로부터 변사자 현장 감식 자료를 전부 살펴 고독사 요건에 맞는 사례를 추출한 반면, 부산시는 구·군의 판단에 맞춰 보고를 받다 보니 통계가 부정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는 저서를 쓴 부산 영도경찰서의 권종호 경위는 지난 14일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고독사의 정의가 정확하지 않다 보니 통계가 엉터리로 나온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고독사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실질적으로는 고독사에 해당하는 '수원 세 모녀 사망사건'도 현행법으로는 제외된다. 고독사 예방법 제2조는 고독사를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를 '홀로 사는 사람'에서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으로 바꾸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률상 1인가구로 한정됐던 정의를 가족 단위까지 넓히는 것을 포함해 다음달 중순께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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