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닻 올린다…父子 '한국판 록히드마틴' 15년 꿈 결실
김승연 회장 2008년 추진 무산
김동관 부회장이 '인수 마침표'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도약"
10분기째 적자, 자금수혈 절실
조직개편 등 고강도 쇄신 예고
새 사령탑에 권혁웅 사장 유력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고 새 출범 법인 ‘한화오션’의 닻을 올릴 채비를 마쳤다. 정부의 ‘조건부 승인’으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면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뒤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15년 만에 인수 작업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다음달 한화오션 새 출발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한화 계열사가 대우조선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7개 해외 경쟁당국이 두 회사의 결합을 승인한 뒤 마지막으로 기업결합 심사를 승인했다. 한화가 공정위에 작년 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지 4개월 만이다.
공정위 시정 조치에 따라 한화는 앞으로 3년 동안 경쟁사 차별 및 영업비밀 유출 금지 의무 등을 준수해야 한다. 공정위에 반기마다 이행 상황도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방산과 관련한 기업결합 사건을 다룬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수요 독점 시장이라도 입찰 과정에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날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 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문턱’을 넘은 한화는 다음달 인수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초 이사회, 중순께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달 말께 창립식을 열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김 부회장이 부친인 김 회장의 숙원 사업을 15년 만에 이뤄내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인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이날 ㈜한화 주가는 전일 대비 3.99% 오른 2만8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LNG·해상 풍력 시너지 기대
한화는 대우조선의 새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사실상 확정하는 등 새 단장을 준비 중이다. 조선소의 상징으로 꼽히는 골리앗 크레인에 ‘DSME 대우조선해양’ 대신 ‘Hanwha(한화)’를 새기기로 했다. ‘한화오션’이 적힌 직원 작업복도 제작하고 있다.
한화는 당분간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22개 분기 만에 흑자를 낸 삼성중공업,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HD한국조선해양과 달리 대우조선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조선업황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대우조선의 1분기 수주 실적은 8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42억달러)보다 급감했다. 10년 전 1만3000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기준 8300명으로 감소했다. 인수 과정이 지연되며 글로벌 선사들이 계약을 꺼렸고, 불확실성에 따라 직원들이 다른 조선업체로 대거 이직한 탓이다.
한화는 우선 대우조선의 부활을 위해 자금 수혈과 대규모 조직개편 등 고강도 쇄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설 법인의 새 사령탑엔 김 회장 측근인 권혁웅 ㈜한화 총괄사장을 앉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사장도 새 경영진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와 방산 부문에서 대우조선과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화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통영에코파워에서 발전기를 돌리고 있다. 대우조선의 LNG 운반선, LNG 생산설비(FLNG) 등을 바탕으로 LNG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해상풍력사업 진출을 모색 중인 한화 입장에선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지닌 해상풍력설치선(WTIV)과의 연계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은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해상 풍력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방산 부문에서는 대우조선의 특수선(군함, 잠수함 등) 사업을 확대해 수주 규모를 크게 늘릴 방침이다. 이를 교두보로 삼아 2030년까지 ‘세계 방산 톱10’에 진입해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육상과 항공 방산 사업의 주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1분기 매출 1조9270억원, 영업이익 228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38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방산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내수 매출을 넘어선 영향이다.
김형규/이슬기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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