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이자마진 줄어도 '깜짝실적'… KB 1위 탈환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대출금리 인하 노력 등으로 예대마진이 축소된 데다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위한 대규모 충당금 편입 때문에 실적 부진을 예상했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이 '이자 장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강화에 나서며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KB금융은 손해보험·증권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뛰어난 비이자 실적을 낸 데다 저원가성 예금과 같은 강력한 수신 기반을 바탕으로 은행 이익 감소를 최소화하며 올 1분기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했다.
27일 KB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조49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조3880억원과 1조10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신한금융 -0.9%, 하나금융 22.1%다.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9113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모두 4조899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026억원) 대비 6.4% 늘었다. 금융지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이 4조5400억원 규모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올 1분기 총 1조7338억원 규모 신규 충당금을 쌓았다. 전년 동기(7199억원) 대비 140.8%나 늘어난 숫자다. 1조원 넘게 충당금을 추가로 쌓고도 당기순이익이 올라간 비결은 '비이자이익' 강화다. 여러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 이자이익이 주춤했지만 채권, 외환 거래 등 비이자이익 강화에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며 "비은행 계열 중 여신전문업 분야에서 고전이 있었지만 보험, 금융투자 부문이 좋은 성과를 내며 비은행 부문에서 전체적으로 좋은 실적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증하듯 올 1분기 4대 금융 비이자이익은 총 3조71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조7649억원) 대비 34.5%나 급증했다. KB금융은 KB증권과 KB손해보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0%, 25.7% 증가한 1406억원과 253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1%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역시 국내 은행 중 가장 앞서는 저원가성 예금 유치 능력을 앞세워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순이자마진(NIM)이 전 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이자이익이 줄고 충당금 신규 편입액도 크게 늘리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주 내 비은행 부문이 카드 등 현재 업황이 녹록지 않은 분야에 집중돼 있어 고전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금리변동성에 적절히 대응하는 한편, 퇴직연금에서 강점을 보이며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외환매매를 중심으로 유가증권 트레이딩을 통해 4801억원 평가익을 올렸다. 이날 IBK기업은행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2.8% 늘어나 72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대인 23.3%를 기록했다.
지방지주 실적도 보험 계열사 보유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 BNK·DGB·JB 등 3대 지방지주 중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곳은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한 DGB금융뿐이었다. 이날 DGB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6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BNK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5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다. JB금융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1634억원을 기록했다.
[한우람 기자 / 임영신 기자 / 최근도 기자 /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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