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서만 1조 벌고 TV 적자탈출···"하반기 M&A 적극 추진"

노우리 기자 2023. 4. 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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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1.5조 사상 최대
프리미엄·고효율 제품 공략 주효
전장부문 수주잔액도 80조 돌파
"B2B로 체질 바꿔 상고하저 탈피"
[서울경제]

LG전자(066570)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가전·TV 등에서 프리미엄 제품군(群) 위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자동차 전장(VS) 분야로 신성장 사업을 개척한 데 따른 결과다. 전장 부문의 1분기 기준 수주 잔액은 8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 20조 4159억 원, 영업이익 1조 497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표면적으로 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9% 줄어든 것이지만 전년 영업이익에 일시적인 특허 수익 8000억 원이 포함됐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익성이 도리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6402억 원)을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추월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 양 사의 TV·가전 사업만 놓고 따져 봐도 LG전자의 영업이익(1조 2191억 원)은 삼성전자(1900억 원)의 6배가 넘는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사업 구조 및 오퍼레이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워룸 등 전사적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VS 사업은 분기 매출 2조 3865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각각 달성했다. 불과 1년 전 LG전자 전장사업부는 67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같은 해 2분기 500억 원대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부가 수주 잔액이 순차적으로 판매 물량 확대로 이어졌고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난 덕분이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1분기 80조 원이 넘는 수주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품별 비중은 인포테인먼트가 60% 중반, 전기차 부품이 20%, 차량용 램프가 10% 중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전 사업에서는 1분기 매출액 8조 217억 원, 영업이익 1조 188억 원을 기록하며 단일 사업본부 기준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의 매출이 대폭 늘었고 프리미엄과 중간 소득층 시장을 일컫는 ‘볼륨존’ 제품 라인업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TV 사업을 맡은 HE사업본부는 수익성을 대폭 개선해 영업이익 200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가전과 TV 사업에서 기업간거래(B2B)와 플랫폼 서비스 사업이 존재감을 키운 점도 눈에 띈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웹OS를 기반으로 한 TV 플랫폼 사업은 팬데믹 상황에서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사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등의 부담 요인이 있지만 기존 영업 전망이 달라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LG전자는 “판매 제품의 특성, 그리고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 집중 등으로 기간별 실적이 상고하저를 보이는 경우가 있었으나 최근 수년간 B2B 사업군의 확대, 지역별 포트폴리오 개선, 온라인 판매 활성화 등 상고하저 패턴을 완화할 수 있는 사업 구조의 개선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 둔화 등 여전히 상존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행 기술 투자뿐 아니라 인수합병(M&A), 합작법인 등 미래 사업 준비 또한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뛰어들며 경쟁 구도가 조성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사업에서는 경쟁사의 시장 진출로 점유율이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시장이 활성화되면 전체 파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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