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SK, 日 소부장 투자 1100억펀드 만든다
SKT·하이닉스 그룹 계열사
미래에셋 등 금융사 참여 검토
상의 이끄는 최태원회장 지시
정부 한일협력 강화 발맞춰
배터리·반도체 시너지 기대
SK가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든다. 정부가 한일 협력을 공고히 하려는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도 양국 기업의 공조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한일 기업이 자발적 협업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맞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산하 반도체·정보통신 투자전문 기업 SK스퀘어는 일본 소부장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11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 펀드에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와 미래에셋금융그룹 등 금융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소부장 업체 중 한국 기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곳을 1차 투자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번 펀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시로 조성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일본과의 협력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최근 6년 만에 재개된 한국·일본 상공회의소 간 실무 간담회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21년 SK그룹은 4000억원을 출자해 일본에 투자 법인을 설립했으며, 일본 친환경 소재 기업인 티비엠(TBM) 지분 10%를 약 14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SK의 일본 투자는 한일 협력 증진을 도모하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정부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 국가로 복원하는 등 일본과 경제 협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2018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냉각된 이래로 산업계에서는 일본과의 협력 재개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산화에 속도가 붙었지만 몇몇 주요 소재는 아직도 대일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이에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일본 경제인들과 회담했다.
SK스퀘어가 정책 기조에 맞춰 일본 소부장 펀드를 발 빠르게 조성할 수 있었던 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같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SK그룹은 인수·합병(M&A)을 비롯한 투자를 기업 확장의 주요 축으로 삼고 IB와 PEF 등 금융 전문가를 영입해왔다. SK스퀘어뿐 아니라 SK온, SK바이오사이언스, SK에코플랜트 등 각 계열사에 국내외 IB업계 출신이 포진해 있다.
이번 일본 소부장 펀드는 시작 단계인 만큼 다소 작은 규모인 1100억원으로 모금하고 추후 조성할 펀드는 전략을 보완해 가며 더욱 규모를 키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자본 수혈을 받은 일본 기업이 한국 고객사와 연결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일 기업 협력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한일 기업이 각자 강점을 바탕으로 공조 체제를 만드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 외에도 다양한 한국 기업이 일본 회사와의 협업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과 국내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일본 도요타쓰쇼와 손잡고 코스피 상장사 삼아알미늄에 1253억원을 투자했다. 일본 도요타 계열 종합상사인 도요타쓰쇼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폭넓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창영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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