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 흥행? '예스 재팬' 아닌 재밌는걸 즐겼을뿐" [N인터뷰]①

장아름 기자 2023. 4. 2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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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미디어캐슬 제공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스즈메의 문단속'의 한국 흥행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7일 서울 용산구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에서 진행된 '스즈메의 문단속' 흥행 기념 재내한 인터뷰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많이 봐주실 줄은 상상 못한 일이기 때문에 저 자신이 매우 놀라고 있다"며 "지난번에 왔을 때 300만이 넘으면 오겠다 했는데 벌써 500만 가까이 됐다. 이번에는 한국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해 서울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0만 관객 돌파 공약을 할 때만해도 이렇게 빨리 내한하게 될 줄 예상 못했을 것 같다"는 말에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이 영화가 12년 전에 있던 재해를 그려서 즐겁게 이 영화를 봐주실 수 있을까 자신감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너의 이름은.'은 혜성 재해를 그리기 때문에 대중이 알기 쉬운 재해 영화라 생각했다"면서도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 사회를 그린 부분이 있어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너의 이름은.' 이상으로 많이 봐주셨단 걸 알게 돼서 안심하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친구 집에 놀러온 듯한 기분으로 이번에 내한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흥행 이유에 대해 "저도 그게 굉장히 신기하다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히려 한국분들에 여쭙고 싶다"며 "왜, 한국 젊은 분들이 이 영화를 봐주시게 됐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 이유를 아시는 분 계시면 말씀달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제가 20년 정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데 2004년 이후 매년 신작 만들때마다 한국을 찾아왔다"며 "20년 사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았던 적도 있는가 하면 잠시 좋지 않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한국 찾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오랜 시간 한국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게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스즈메의 문단속'의 인기는 '노 재팬'이 아닌 '예스 재팬' 세대의 현상이라고도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예스 재팬이라 생각하기보다 서로 문화 받아들이는 데 대해 저항이 없어진 게 아닌가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많이 보신다"며 "최근에는 한국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대히트를 했고 '스즈메의 문단속'도 많이 봐주셨지만 저는 그것이 일본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와 상관 없이 재밌는 걸 즐겨주셨다고 생각한다"며 "K팝 등도 한국의 것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곡이 좋다거나 가수가 예뻐서 그런 이유에서 즐기고 계시다 생각하고 문화적 장벽이 없어졌다는 걸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과 그의 전작인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의 비교에 대해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기법이나 방식은 전혀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바타2'와 같은 방법은 시도하지 않았다"며 "일본 애니메이션이 해오던 방식으로 해오고 있고 원시적이면서도 장인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인 면에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풀어가는 방식, 각본, 스토리가 기존 제 다른 애니메이션과 다를지도 모르겠다"며 "인터넷 콘텐츠의 스피드나 템포는 굉장히 빠른데, 저 역시도 그것에 지지 않을 정도로 정보가 많은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스피드가 있다 생각했고,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 전개가 빠르다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젊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한다"며 "스피드나 전개가 빠르다는 점이 싫다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연 재해에 주목한 이유도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 세 작품은 9년 정도 걸렸는데 저는 제가 사는 장소에 대해 그리려고 했다"며 "사람은 누구나 자신 인생에서 변화시킬 만한 큰 사건을 만나게 되는데 제게는 그것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직접 피해를 입은 건 아니지만 내 속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고 12년동안 그 재해를 생각해온 것 같다"며 "최근 세 작품 모두 동일본 대지진 생각하며 그린 영화들로, 제 발밑을 바라보면서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제 발밑만 바라보고 만든 작품이 한국을 비롯해 해외서 많이 봐주시는 게 신기하다"며 "제 발밑을 바라보는 것이 결국 남을 바라보는 것과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면 타인을 바라보는 길이 열리는 게 아닌가 하고 영화 결과를 보며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로, 지난 3월8일 개봉해 지난 26일까지 약 497만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는 인기리에 상영됐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기록도 넘어선 수치로, 2023년 개봉작 및 국내 개봉 일본 영화 흥행 1위에도 등극했다.

특히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난 20일까지 42개 국가와 지역에서 개봉하며 글로벌 누적 흥행 수익 225.4억엔(약2242억6623만8000원)을 달성했고, 해외 총 누적관객수는 3000만명을 동원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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