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운전자들 "우회전 여전히 아리송"…경찰 "무조건 3초간 멈추세요"

단속현장 가보니 '10분에 1대꼴 위반'…보조신호등 위반 줄여줘
'사람 없으면 서행해서 가도 된다'

27일 서울 송파구 방이삼거리에서 경찰들이 우회전 시 일시정지 의무 위반 차량 단속을 하고 있다. 우회전 시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땐 보행자 유무와 무관하게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한 후 우회전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승합차 7만 원, 승용차 6만 원, 이륜차 4만 원의 범칙금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2023.4.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 불이어서 건너는 보행자가 없을 때도 우회전시 일시정지 해야 한다는 것이 아직은 매우 익숙하지 않네요"

우회전 시 일시 정지 의무가 계도 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단속되면서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운전자들은 우회전 보조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일시 정지 의무를 잘 지켰다.

2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서울 송파구 방이삼거리에서 진행된 우회전 시 일시 정지 의무 단속에서는 1시간 동안 6대의 차량이 적발됐다. 방이삼거리는 우회전 보조 신호등이 설치된 삼거리여서 위반 차량이 적었다.

우회전 보조 신호등은 빨간색, 노란색, 녹색 3색 신호등으로 세로 형태다. 우회전 시 도로 앞이나 오른쪽에 횡단보도가 있으면 신호를 줘서 운전자들의 통행을 도와주는 신호등을 말한다.

이날 단속에 나선 경찰관은 "이곳은 우회전 보조신호등이 있는 곳이라서 상대적으로 우회전 보조 신호등이 없는 도로보다는 적발되는 차량이 적다"면서도 "보조 신호등이 빨간색인데도 우회전을 하면 신호위반으로 적발되고, 이 때 앞 횡단보도에 건너려고 하는 보행자가 있는데도 일시정지를 하지 않으면 보행자주의의무 위반으로도 적발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적발된 운전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승용차 운전자는 우회전 보조 신호도 위반하고, 횡단보도 근처에 보행자도 있어서 벌점 15점에 범칙금 6만원을 부과받았다. 운전자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라도 일시정지해야하는 것을 몰랐는데 좀 더 홍보가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도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을 때라도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지 몰랐고, 보조 신호등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운전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을 단속 경찰관에게 함께 보자고 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우회전 일시 정지 의무에서 가장 운전자들이 어려워 하는 것은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그냥 서행해서 가도 된다고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날 단속에 나선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우회전 시 바로 만나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그냥 서행해서 지나가면 된다는 운전습관을 가진 운전자들이 정말 많다"며 "이제는 보행자가 없어도 무조건 3초 정도 일시정지를 하고 서행으로 지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회전 보조 신호등 위반도 대부분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니 서행으로 가도 된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있는 운전자들에게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장 편하게 생각하면 이제는 우회전 시 앞에 횡단보도가 있으면 3초 정도 정지했다가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단속보다는 현장 안전과 일반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계도와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앞서 경찰청은 올해 1월22일부터 우회전 신호등 도입 및 우회전 시 일시정지 의무를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시행했다. 3개월간의 계도기간이 종료되고 22일부터 본격 단속이 시작됐다.

우회전 시 일시정지 의무를 어기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벌점은 15점이 부과된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