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삼성전자 넘은 LG전자…B2B·플랫폼으로 불황 돌파

김응열 2023. 4. 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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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사업 영업이익 1조, 역대급…TV 흑자전환에 전장도 성장궤도
사업구조 TF ‘워룸’ 효과…프리미엄+볼륨존 투트랙 전략도 주효
“삼성 OLED TV 진입 환영…브랜드 파워와 플랫폼으로 1위 지킨다”
전장·로봇 등 新성장동력도 강화…”고부가 혁신제품으로 입지 강화”

[이데일리 김응열 최영지 기자] LG전자(066570)가 올해 1분기 전 사업부에서 고른 수익을 내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 기준 14년 만에 삼성전자(005930)를 추월했다. 생활가전사업의 호조와 더불어 성장궤도에 오른 전장사업이 흑자를 지속했다. 사업구조와 오퍼레이션 개선을 위해 꾸린 ‘워룸(War Room) 태스크’ 효과로 기업간거래(B2B)와 플랫폼 기반 ‘논-하드웨어(Non-HW)’ 매출의 성장이 불황 돌파구가 됐다는 평가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사업구조 고도화 ‘워룸’효과 …LG전자, 분기 영업익 삼성전자 14년 만 추월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4159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은 22.9%% 줄었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지만, 반도체 적자로 64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올리며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모습이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사업본부는 매출액 8조217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찍었다. H&A사업본부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트롬 워시타워. (사진=LG전자)
시스템 에어컨과 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의 에너지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히트펌프 등 B2B 사업이 불황 충격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B2B사업은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 경기 둔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 아울러 프리미엄 가전뿐 아니라 중저가 제품 중심의 볼륨존(대중소비시장)에 해당하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도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분기마다 영업손실을 본 TV 담당 HE사업본부도 흑자전환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매출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다. 다만 웹(web)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했다. LG전자는 “플랫폼 사업은 2년 연속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성장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40% 늘어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장 담당 V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고치다. 작년 1분기까지 분기 적자를 이어온 VS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도 이익을 봤다. 작년 말 기준 8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지며 매출이 늘었고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 효과로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B2B사업인 B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1조4796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2분기도 B2B·플랫폼으로 불황 돌파”…성장 가능성 한계 우려도

2분기도 시장 상황은 여의치 않으나 LG전자는 B2B 강화 전략으로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에도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금융 불황과 소비 심리 악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업체간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시장에서 B2B 매출 성장세를 강화하면서 잠재적 수요 가능성이 있는 유럽 등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재진입 등 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LG전자는 논-하드웨어 전략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OLED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의 OLED TV 진출로 우리 회사의 점유율이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OLED TV 1등 브랜드 도약과 플랫폼 사업 확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아울러 볼륨존 공략을 위한 행보도 이어간다. 경기 둔화로 인해 제품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하는 중위 계층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전장과 로봇사업 육성 의지도 재차 내비쳤다. LG전자는 디지털 콕핏, 인공지능(AI) 기술 연계, 스마트 램프 구동부품 등 혁신적인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지속 출시해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혹이다.

일각에서는 B2B·플랫폼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이 실적 성장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황 속에 선전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한 만큼, B2B·플랫폼의 매출 견인 동력이 꾸준히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영업을 잘해서 실적 자체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중요한 건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선진국들의 고금리 등 긴축 기조가 바뀌어야 가전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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