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野대표 판박이
"리더가 자신이 범한 실수를 깨끗이 인정하고 고치는 것은 용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일본 굴지의 기업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 전 명예회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담은 책 '마지막 수업'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그는 "지도자가 실수를 사과하지 않고 비겁한 행동을 태연하게 취한다면 부하 직원들은 지도자를 존경하기는커녕 경멸할 뿐"이라며 "리더가 나중에 아무리 멋진 말을 해도 그 말을 신뢰하지 않고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리더가 허물을 저질렀다면 책임을 회피하기보다 솔직히 인정하고 고개를 숙여야 신뢰와 존경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경을 뛰어넘어 지도자라면 가슴에 새길 만한 조언이다.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조기 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가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거세다. 송 전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주변 인사들의 빗나간 행동에 대해선 "당원·동지들의 개인적 일탈"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는 "송 전 대표가 '잘했네 잘했어'라고 말했다"는 내용과 송 전 대표가 직접 금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발언 등이 담겨 있다. 그런데도 송 전 대표가 계속 시치미를 떼는 것은 국민을 얕잡아 보는 처사다. 자신의 비리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버티는 이재명 대표의 '판박이'나 다름없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직전인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자 "국민이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며 "저부터 반성하고 개혁으로 당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이처럼 민심과 개혁을 외쳤던 그가 정작 자신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선 침묵하고 뭉개려 하고 있으니 아연할 따름이다. 송 전 대표는 고집이 세고 무뚝뚝해 별명이 '황소'다. 하지만 그는 진실하고 믿음을 주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많다. 송 전 대표가 이제라도 '황소'다운 우직한 자세로 당당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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