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클럽·김건희특검법’ 패스트트랙 지정…與 반발 속 野주도로 통과

신진호 2023. 4. 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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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김건희’ 특검법 신속처리안건 야당 단독 가결 -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거부에도 불구하고 야당 단독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3.4.27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반대 토론 뒤 본회의장을 퇴장, 표결에 불참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 진상규명 특검 법안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검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무기명 수기 투표 결과, 50억 클럽 특검 법안은 183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83명으로, 김 여사 특검 법안은 183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82명, 반대 1명으로 각각 안건이 통과됐다.

법안이 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되려면 재적 의원의 5분의3(18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김건희 특검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발의서 제출한 민주당·정의당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50억 클럽 특검법 신속 처리 안건 지정 발의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3.4.26 사진공동취재

전날 민주당과 정의당은 의원 총 182명 동의를 받아 국회 의안과에 두 특검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169명)과 정의당(6명) 의원 전원, 야권 성향 무소속 김홍걸 민형배 박완주 양정숙 윤미향 의원 5명, 기본소득당 용혜인,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본회의 통과를 위해 의원 총동원령을 내려 표 단속을 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형배 의원 복당으로 총 170석이 됐다.

이날 두 특검법안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되면서 두 특검법은 늦어도 12월 말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 심사는 국회 소관 상임위(최대 180일)와 본회의 숙려기간(최대 60일)을 거쳐 최장 240일(8개월)이 소요된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일단 ’정의당 안‘으로 쌍특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검 추천권, 수사 범위 등 법안 내용 수정은 본회의 숙려기간에도 가능하다.

‘50억 클럽·김건희’ 특검법 투표하는 장혜영 -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2023.4.27 연합뉴스

안건 설명에 나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50억클럽 명단에 포함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유일하게 기소되었지만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이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과 특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초당적이고, 국민적인 공감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대통령의 배우자가 관여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음에도 국정 운영에 큰 책임이 있는 여당은 진상을 밝혀 사실관계를 입증하기보다 이전 정부의 수사를 핑계로 상식적인 문제제기마저 정쟁으로 일축하며 관련된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오는 12월 말 패스트트랙을 거쳐 양 특검이 공식 출범하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양 특검 이슈가 정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권에서는 쌍특검 법안이 연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쌍특검법은 야권발 정치 야합의 산물로, 이재명·송영길 전·현직 민주당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민주당, 노란봉투법이라는 불법파업조장법을 처리하길 원하는 정의당이 입법 거래를 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50억 클럽 특검법은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 여러 차례 수사를 요청했는데 민주당 문재인 정부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지금은 검찰이 수사 중인데 이제야 (야당은) 특검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지키기 표 특검법”이라고 비판했다.

박수치는 민주당, 텅 빈 국민의힘 -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50억클럽·김여사 특검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 전 퇴장했다. 2023.4.27 연합뉴스

반면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두 특검법은 대통령 배우자와 전직 검사이자 청와대 민정수석, 국회의원까지 요직을 두루 거친 정부·여당의 핵심 인물이 포함된 일련의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확인했듯 국민은 특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했다.

또 “의혹에 대한 국민의힘과 검찰의 침묵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비호이자 은폐이고 더 나아가 검찰 권력의 사유화, 검찰 독재일 따름”이라며 “더 늦기 전에 명확하게 진상규명을 해서 법의 공정과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양당의 비판과 야유도 이어졌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발언 도중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이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김 여사를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를 수사해야 한다”고 외쳤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찬성 발언을 통해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이번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죄가 없는데 어떻게 사람을 잡아넣느냐”, “고양이한테 생선을 어떻게 맡기나”라고 반발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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