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에 밀렸다고?"…삼성 '위기'에 시장도 충격, 2Q도 LG와 '온도차'

장유미 2023. 4. 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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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Q 영업익 96% 급감…'4.6兆 적자' 반도체, 메모리 감산 후 실적 개선 기대
LG전자, 사업구조 개선·B2B 사업선전으로 선방…2Q 영업익도 삼성 뛰어 넘을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LG전자에 처음 추월 당했다.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원자재 가격 안정화,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등의 노력을 펼치며 선전한 데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14년 만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LG전자에 추월 당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2' 행사장 내 각 기업 부스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의 선전으로 MX사업부가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DS) 부문이 4조6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자 힘을 쓰지 못했다. 2분기에도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설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전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번에 '메모리 생산량 감산'을 공식화한 만큼 향후 실적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천402억원, 1조4천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삼성전자는 95.5%, LG전자는 22.9%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LG전자에게 영업이익으로 역전당한 것도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IFRS 도입 이전 상황은 양측의 집계 방식 차이로 비교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X부문은 MX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수요 부진으로 부품사업 이익이 감소하며 전체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조6천700억원 감소했다"며 "영업이익률도 1.0%로, 5.1%p 줄었다"고 설명했다.

◆"불황에도 강했다"…LG전자, 가전·전장 덕에 역대급 실적 달성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역대 1분기 실적 중 세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사 워룸 태스크(War Room Task) 등 사업 구조 및 오퍼레이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전사적 노력이 사업 성과로 가시화된 결과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에 일시적 특허수익(약 8천억원)이 포함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사업의 수익성이 오히려 10~20%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조주완 사장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5일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생산기지를 방문해 전장·가전·TV의 생산성, 품질, 공급망, 원가구조, 안전환경 등 오퍼레이션 고도화 전략과 현지 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사진은 조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태국 라용 공장에서 세탁기, 에어컨 등의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의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35%가량 웃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LG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01% 줄어든 1조1천93억원이다. 양사 모두 해당하는 TV·가전 사업만 놓고 따져 보면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6배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르기에 실적을 수치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두 회사가 매 분기 실적 시즌 개막과 함께 같은 날 실적을 내놓으면서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도 기대 이상이었다. LG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20조4천179억원으로,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추정한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한 20조7천48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는 다소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TV 업황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며 "H&A(가전)과 VS(자동차 부품) 부문이 선전한 데다 B2B 매출이 늘고 물류비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실적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곳은 전장사업과 B2B 사업이 꼽힌다. 전장 사업은 지난해 고성장하며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만큼 올해 1분기에도 탄력을 받아 성장세를 이어가며 호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장(VS) 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액은 2조3천865억원,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LG전자의 B2B 비중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은 2020년 16%에서 올해 32%로 3년 만에 2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액은 1조4천796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으로, IT 제품 수요 감소 여파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가전은 LG'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는 생활가전은 1분기 동안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H&A사업본부의 매출은 8조217억원, 영업이익은 1조188억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기 1조원을 넘긴 것은 단일 사업본부 기준으로 사상 처음이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도 선전했다. 수요 둔화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어 3조3천596억원에 그쳤지만,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4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2천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6%로, 전년(4.6%) 대비 1.4%포인트 올랐다.

LG전자 관계자는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논 하드웨어(Non-HW) 사업과 OBS(온라인 브랜드샵)를 앞세운 소비자직접판매(D2C)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히트펌프, ESS 등 고효율·친환경에 대한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조기에 센싱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볼륨존에 해당하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가성비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대응하는 등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도 견조한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사업 포트폴리오가 선진화돼 있다"며 "고질적인 적자 사업이었던 스마트폰과 태양광 등이 사라졌고 자동차부품의 이익 기여는 기대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큐베이팅했던 로봇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매출 성과가 본격화되고 매년 고성장해 갈 것"이라며 "상반기 실적은 차별적이면서 극적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쇼크' 직격타 맞은 삼성…14년 만에 반도체서 '적자'

반면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영업이익이 1년 새 96%가량 줄어든 데다 실적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사업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한파' 여파로 올해 1분기 동안 반도체에서만 4조6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 영향으로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한 63조7천454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이 70조원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2021년 2분기(63조6천7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 실적 발표 전까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억원, 매출액이 64조2천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92%, 17.46% 감소한 수치다.

앞서 일부 증권사는 680억원 적자 전망까지 내놨으나, 모바일·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DX 부문이 선전한 덕분에 다행히 적자는 면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올해 초만 해도 1조∼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올해 1월 당시 전망보다 반도체 업황이 더 나빠지면서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환영향도 삼성전자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는 원화가 달러화, 유로화 및 대부분 신흥국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며 "달러화 영향이 큰 부품 사업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약 7천억원 수준의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서울 본사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날 공개된 사업 부문별 실적에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대로 처참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한파가 길어지고 재고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4조원대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DS부문이 밝힌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4조5천800억원으로, 1년 전(8조4천500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13조원이 증발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3조7천300억원으로 전년 동기(26조8천700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DS 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1분기(7천100억원 적자) 이후 14년 만이다. 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이 97%나 급감했으나, 간신히 2천억원대를 기록하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DS 부문의 부진한 실적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제품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실제 반도체 가격은 공급 과잉 여파로 원가에 가까운 수준이 됐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1월부터 평균 1.81달러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93달러로 하락했다.

반도체 가격 동향지표인 DXI 지수도 불안한 모습이다. 전월 대비 ▲1월 5% 하락 ▲2월 6.9% 하락 ▲3월 7.7% 하락 등으로 감소폭은 점차 커지고 있다. 반도체 재고는 적정치(4주)의 4배에 육박한 15주 이상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수요 부진, 재고 증가, 가격 하락 등 다운 사이클 속에서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분기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재고를 보유한 분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는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며 "낸드의 경우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모바일, TV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부진에 따라 ▲SoC(System on Chip) ▲센서 ▲DDI(Display Driver IC,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급감해 실적이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집중 투자하고 있는 파운드리도 상황은 나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그동안 유지했던 "인위적인 (반도체)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포기하고 사실상 감산에 나섰음을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앞서 작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는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지만, 재고가 계속 쌓이는 데다 적자 규모도 예상보다 커지자 입장을 바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재고는 2021년 말 16조4천551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6%(12조6천25억원)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며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가 돼야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분기에도 수요 약세 상황이 지속된다고 보고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효자 된 '갤럭시S23'…LG와 다른 생활가전, 부진 '여전'

모바일, 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DX 부문은 1분기 동안 4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MX사업부가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 세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덕분이다. DX부문의 1분기 매출은 46조2천200억원, 영업이익은 4조2천100억원이다.

2월 1일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체험존에서 참가자들이 갤럭시 S23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와 네트워크 사업부는 1분기 동안 매출 31조8천200억원, 영업이익 3조9천400억원을 거뒀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1% 늘었다.

MX사업부는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률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회복됐다. 실제로 '갤럭시S23' 시리즈는 출시 47일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고,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전작 대비 판매량이 1.5배 정도 증가하는 등 신기록을 세우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가 전사 감익을 일부 상쇄했다"며 "1분기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량은 약 1천100만 대로, 전작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프로세스 운영 효율화로 ▲플래그십 ▲A시리즈 ▲태블릿도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실적에 기여했다. 그러나 네트워크는 북미, 서남아 등 주요 해외 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는 지역별 모델 운영 효율화, 업셀링(Upselling, 상위 모델 판매) 전략, 다양한 소비자 판매 프로그램을 통해 플래그십과 갤럭시 A 시리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는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여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갤럭시S23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 A 시리즈의 지역별·고객별 맞춤 판매 프로그램 실행 등 전체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는 국내와 북미 등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강화하면서 신규 사업 대응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주요 해외 사업에 적기 대응하고 신규 수주를 통한 매출 확대를 추진하면서 5G 핵심칩과 vRAN(가상화 기지국) 기술 리더십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TV·생활가전 사업부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곳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4조800억원, 영업이익은 76.3%나 줄어든 1천9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영업이익(3천억~4천억원) 절반에도 못 미친 성적이다.

적자(600억원)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상황은 면했지만, 생활가전의 부진 여파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시장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TV 시장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프리미엄 TV 판매에 주력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해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7조4천3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VD는 네오 QLED, OLED 등 전략 제품군의 판매 차별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기반으로 소비자 수요를 공략해 프리미엄 중심으로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라며 "또 98형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을 확대해 TV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활가전에 대해서는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패키지 판매 활성화를 통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 2분기도 '맑음' vs 삼성, 전체 '적자' 예고

삼성전자는 2분기에 더 거친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전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불황의 골이 예상보다 길어지는데다 2분기에는 '갤럭시S23' 출시 효과도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현재까지 2분기 삼성전자의 적자를 예상한 증권사들은 하이투자증권 1조2천860억원, SK증권 6천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4천억원, 삼성증권 2천790억원 등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시장의 전망대로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이는 연결 기준 9천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었던 2008년 4분기 이후 15년 만이다. 또 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2000년 3분기 이후 2번째 적자 기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대규모 반도체 적자를 스마트폰이 대부분 상쇄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가전, 전장에서 소규모 이익을 낸 결과"라며 "신규 스마트폰 효과가 감소하는 2분기는 적자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투자업계가 내다보는 삼성전자 올해 연간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10조8천459억원으로,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2009년 10조9천30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적이 10조원 언저리였던 적이 없다.

다만 삼성전자가 감산 결정을 내린 만큼 메모리 수요가 2분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하면서 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 알려진 4, 5nm(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수율 안정화 소식도 시장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2분기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재고 정점과 가격 하락 둔화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LG전자는 2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2분기에 에어컨 등 매출 규모가 큰 제품들이 본격 성수기에 접어든 가운데 고효율·친환경을 앞세운 에어솔루션 사업의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9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9천825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봄철 미세먼지 및 황사로 인해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건조기를 비롯한 LG전자의 2분기 클린가전 판매량이 에어컨 성수기 진입과 더불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LG전자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원가 개선이 이뤄지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 둔화에 따른 매출 부진이 우려된다"면서도 "전 사업 부문의 선제적인 재고조정 및 비용구조 효율화와 원자재, 운임 하락 효과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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