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급두뇌 참여 유도하고 연구기간도 분야별 유연성 둬야"
행정절차 복잡, 외국인 불가
이공계 고급 인력이 필요한 산업계와 박사후과정(포스닥)을 연결하는 '혁신성장 선도 고급 연구인재 성장 지원(KIURI·키우리) 사업'에 참여한 교수들은 사업 취지에 공감하며 기업과 포스닥 모두에 필요한 사업이라는 의견을 냈다.
다만 보완할 점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연결'이 핵심인 만큼 기업과 접촉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정 절차가 복잡해 외국인 포스닥은 사실상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진용 성균관대 교수는 "처음부터 중견·중소기업과 포스닥을 일대일로 매칭하는 게 목표였다"며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많은 기업과 만나 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접근하기 쉬운 업체를 찾다 보니 계획했던 것 외에 다른 분야 기업과도 접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시범 운영이 아닌 본 사업 때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합한 형태의 팀을 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보다 유연하게 사업이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오 포항공대 교수는 "신약 개발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10년씩 걸리는 사례도 많은데, 박사후과정생이 3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데 한계를 느끼고 떠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의 참여 기회가 없었던 점도 아쉽다. 한국 과학기술이 외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들 역할이 중요하다"며 "서류상 문제가 없어 보여 한 유학생을 뽑았는데, 실제 행정 절차에 들어가보니 사실상 외국인을 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김병곤 아주대 교수 역시 "바이오 분야 특화 사업단으로서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 접촉 대상에 따라 사업단 구성에도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대형 제약사는 대부분 화학자를 원하고, 바이오 관련 연구를 한 학자를 원하지 않아 연결할 곳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키우리 사업이 포스닥을 지원하는 사실상 첫 사업인 만큼, 산업계와 포스닥을 연결할 뿐만 아니라 포스닥 연구 문화까지 키우리 사업을 기반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는 "기존 포스닥에 대한 지원은 개인별 과제에 집중됐다. 인력 양성을 위한 사업은 키우리가 처음"이라며 "키우리 사업단에서 앞장서서 전체적인 포스닥 제도와 문화까지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박사과정생은 교육을 받는 사람이고, 실질적으로 연구를 주도하는 사람은 포스닥"이라며 "한국에서도 이런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새봄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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