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치트키 정치' 중독된 민주당
치트키. 게임에서 실력으로 도저히 게임 진행이 불가능할 위기의 순간 플레이어가 게임룰을 어기고 '명령어'를 통해 무적으로 둔갑하는 방법을 말한다.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결정문을 보면 헌재는 더불어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치트키로 활용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법사위원장이 안건조정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반해 비교섭단체 몫의 조정위원으로 선임될 목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민 의원을 제1 교섭단체 소속이 아닌 조정위원으로 선임했다.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민 의원의 탈당 덕분에 민주당은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고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킬 수 있었는데 이를 '게임룰'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치트키'의 특징은 게임 실력은 늘지 않고 한번 사용하면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의존성이다. 민 의원은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심사에서도 다시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해 입법 과정에서 치트키 역할을 했다. 26일 복당 과정에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태 돌파구의 치트키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송영길 전 대표의 탈당 후, 당 내부에서는 돈봉투 사태에 연루된 의원들을 탈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민 의원 복당 조치는 당을 위해 희생하면 보상이 주어진다는 시그널을 의원들에게 줬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민 의원을 '입법 치트키'와 '돈봉투 치트키'로 활용해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재미를 봤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대의·숙의·책임'이라는 민주정치의 룰을 깬 만능 치트키식 정치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떨까.
그 과정에서 민주당식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과 불신만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 절제와 성공의 연관성을 탐구한 마시멜로 실험에 따르면 마시멜로 1개를 바로 먹기보다 15분을 기다렸다가 2개를 먹은 아이들이 더 성공한 성인으로 자랐다고 한다. 민주당의 만능 치트키 정치는 접시가 나오기도 전에 마시멜로부터 찾는 어린애 같은 모습이다.
[위지혜 정치부 wee.jiha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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