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로 착각, 경북 의성서 엽사가 쏜 총탄 맞은 50대 숨져

권광순 기자 2023. 4. 27. 17: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로고. /조선DB

경북 의성에서 50대 남성이 멧돼지로 오인 받아 엽사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남성은 비바크(Biwak·텐트 없이 일시적인 야영 등 노숙 행위)를 하던 중이었다.

27일 경북 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8시쯤 사곡면과 옥산면 경계 지점 한 공원 인근에서 흰 비닐을 덮고 바닥에 누워있던 A(59)씨가 B(61)씨가 쏜 엽총에 맞았다. 유해조수 수렵 전문 자격을 갖춘 B씨는 해가 진 뒤 적외선 카메라에 잡힌 A씨의 모습을 짐승으로 오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총을 발사한 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멧돼지를 놓쳤다’고 생각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A씨는 나흘 뒤인 28일 오후 5시쯤 한 행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경기도 파주 출신인 A씨는 자전거를 타고 텐트 없이 전국을 다니며 노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부검 결과 A씨 시신에서 엽총 탄환을 발견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추적한 끝에 B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B씨의 수렵 자격증과 총기 등을 회수하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총을 쏘고도 멧돼지가 도망간 걸로 알았지,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몰랐다”며 “사체 은닉 정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