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리딩금융그룹' 타이틀 가져왔다
1분기 순익 1조4976억…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조정 '성공'
은행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실적 후퇴…증권·보험이 선방
K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실적을 소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내줬던 '리딩금융그룹' 타이틀도 탈환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늘어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더해 전사적으로 자금운용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유가증권 부문에서 이익이 급증하며 순익 증가를 이끌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기업 소유 지분 당기순이익 1조497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대비 2.5%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1조3880억원의 순이익을 낸 신한금융지주를 추월했다.
이자 잘 벌고 돈 잘 굴렸다
올해 1분기에는 핵심인 이자부문 이익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순익 증가를 주도했다.
KB금융지주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 2조6515억원보다 5.1% 많은 2조785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계수요는 줄었지만, 자금수혈을 원하는 기업 대출이 성장한 결과다.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가계대출잔액은 163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조원 줄었다. 반면 기업대출잔액은 164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11조원 늘었다.
이를 종합한 전체 대출잔액은 327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보다 6조원 늘었다.
대출자산 증가와 금리상승 영향으로 순이자마진도 개선됐다. 1분기 KB금융지주 순이자마진(NIM)은 2.04%로 지난해 1분기 1.91%보다 0.13%포인트 높아졌다.
주목할 부문은 KB금융지주의 기타영업손익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KB금융지주의 기타영업손익은 656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12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기타영업손익 급증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조정이 성공한 결과다. KB증권의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운용손익과 보험사의 유가파생 및 보험금융손익이 크게 확대된 결과다.
부실대응 나선 은행, 비은행 선전
그간 KB금융지주의 수익성을 책임지던 KB국민은행 순익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뒷걸음질 쳤다. 올해 1분기 KB국민은행의 순익은 931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9773억원과 비교해 4.7% 감소했다.
장사는 잘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은 2조34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조1396억원보다 9.6% 늘어난 수준이다.
신탁, 신용카드업무대행, 펀드, 방카슈랑스에서 나오는 수수료이익도 늘어났다. 올해 1분기 KB국민은행의 수수료이익은 307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5% 증가했다.
다만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은 것이 실적 후퇴의 원인이 됐다. 올해 1분기 KB국민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913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118억원과 비교해 300배 늘린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내실'을 다지는 사이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전했다. KB증권은 순이익은 1406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IB부문 경쟁심화와 대형 IPO시장 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 급감 등으로 수수료수익이 전년대비 41.4% 감소했지만 S&T 운용손익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개선을 주도했다.
이와 관련 올해 1분기 KB증권의 상품운용손익은 2017억원으로 지난해 38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K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순이익 2538억원으로 전년의 2019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보상 관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
손해율 개선과 함께 투자영업 부문의 흑자도 기여했다. 지난해 1분기 10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1056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KB금융은 채권금리 하락으로 유가파생손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생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KB라이프생명은 1분기 937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 KB라이프생명의 전신인 구 KB생명보험과 구 푸르덴셜생명은 두 회사가 합쳐 55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KB국민카드 실적은 뒷걸음질했다. 지난해 1분기 1189억원보다 31.0% 감소한 820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많은 충당금을 쌓은 결과다. 1분기 충당금은 1782억원으로 전년보다 60.3% 늘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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