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는 들러리였다" 작심 비판
'국익 사라진 정상회담' 비판
김동연 경기지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강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국익은 사라져버리고 경제는 들러리 선 정상회담”이라고 27일 평가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학술회의 : 평화의 봄을 부르다’에 참석해 환영사를 통해 최근 외교·안보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발언했다.
김 지사는 “2주 전 미국 방문을 해서 몇몇 주지사들을 만났고 기자들에게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경제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이번에 나온 공동성명서를 보니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 관련해서 무슨 얘기를 했나 보니 경제는 완전히 들러리였다”고 했다.
그는 또 “세계는 지금 '각자도생'하며 이미 이념과 진영의 틀을 벗어난 지 오래됐는데 우리만 스스로 진영 논리와 틀에 갇혀 이와 같은 정상회담 결과, 외교의 무원칙 등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국익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국빈 만찬만 남은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핵확산 억제에 대한 내용은 아주 화려한 립서비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굳건하고 상호방위조약이 맺어져 있고 핵확장 억제에 대한 얘기는 어떠한 비상사태를 상정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식으로 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유지해왔던 남북관계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평했다.
또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비핵화와 평화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이자 철학, 기조일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 핵무장론까지 나오고 오늘 나온 핵확산 억제에 대한 공동성명은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원칙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외교는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원칙, 철학, 가치에 대해서 온 세계가 알고 있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여러 가지 사례들이 축적됨으로써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국제적으로 예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최근에 한일관계에 있어서 나왔던 여러 가치, 우크라이나 무기 (공여) 및 중국과 관련된 것을 볼 때마다 분명하고 확실한 외교의 원칙과 가치철학을 가지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며 "원칙과 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정권의 교체에 따라서 또는 다른 나라와의 그때그때 생각과 관계에 따라서 휘둘리게 될 것이고, 지금이 딱 그런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와 같은 것들의 근저에는 리더십 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쩌면 과대한 포장만 있었던 워싱턴 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5년 전 판문점 선언이 더욱 뜻깊은지도 모르겠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북한과 접경지역 면이 가장 넓은 경기도는 오늘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으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다음 달부터 하는 디엠지(DMZ) 오픈 페스티벌부터 4.27 판문점선언의 취지 철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가장 큰 광역자치도로서 지금 중심을 못 잡고 있는 중앙정부에 대해서 워치독 역할을 하면서 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2017년 경제부총리 시절 남북한 갈등 구조, 동북아 갈등 구조가 대한민국 경제를 위협하고 국가신용등급 하락까지도 위협을 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평화가 곧 경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기도, 한반도평화포럼, 포럼 사의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아 다양한 전문가들과 평화정책을 발굴하고, 평화 공감대 확산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선언', '한반도 군사위기와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1세션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정철 서울대 교수,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 등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섰다. 2세션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사회를 맡았으며, 김도균 전 남북군사회담 수석대표,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발표를 필두로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종대 전 국회의원 등이 토론을 벌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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