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학생민주시민교육조례'도 칼질?…갈등 격화 전망

기사내용 요약
교육위, 학교민주시민교육활성화 조례 개정·폐지 검토
지역 시민사회단체 "조례안 원안 가결 졸속 심사" 비판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단체 등으로 구성된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 반대 울산연대회의는 2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의회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가 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 조례안을 원안 가결한 것은 졸속 심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2023.04.27. (사진=울산시의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시의회가 '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에 이어 '학교민주시민교육활성화조례'도 손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시민교육조례'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학생민주시민교육조례'마저 칼질될 경우 지역 사회 갈등 양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종섭)에서 ‘울산시 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 조례안(이하 민주시민교육 조례)’이 원안 가결된 가운데 교육위원회(위원장 홍성우)는 ‘울산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이하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개정 및 폐지 추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이번에 폐지가 결정된 민주시민교육조례가 ‘시민’ 대상이라면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는 ‘학생’ 대상으로 역시나 정치편향성이 다분해 현재 개정이나 폐지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는 지난 민선 7기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당이었던 2020년 12월 민주시민교육조례와 함께 논란 속에 시의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에서부터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 제정 목적으로 이를 위해 조례에 학교민주시민교육 기본원칙과 교육감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또 전문적이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학교민주시민교육 자문 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아울러 교육감은 학교민주시민교육을 전문적, 효율적으로 하도록 민주시민교육 관련 법인·단체 등에 사무의 일부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고,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단체 등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제정 당시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단체는 이 조례가 학생에게 정치적 편향성을 심게 된다며 크게 반발했었다.

이후 민선 8기 들어 국민의힘이 다시 절대다수당이 된 뒤 교육위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폐지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로 교육위 소속 강대길 시의회 부의장은 지난해 10월 “조례 제정 과정과 조문의 내용에 문제와 논란의 소지가 많아 조례를 손볼 필요가 있다”면서 시교육청에 서면 질문을 했다.

당시 강 부의장은 그 근거로 ▲교육청이 선택한 민주시민교육 관련 교재(더불어 사는 민주시민)가 국가교육위원회가 정한 교육과정 밖의 내용이라는 이유 ▲조례의 위탁교육에 대한 조항의 문제점 ▲조례 입법예고 시 다수의 반대의견 등을 제시했었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고 노옥희 교육감이 이끌었던 당시 시교육청은 답변서를 통해 “성숙한 민주시민 양성 위해 학교민주시민교육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 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안도 조만간 발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위 소속 한 시의원은 “민주시민교육조례의 경우 폐지가 됐지만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는 관련 교재와 강사 문제가 핵심인 만큼 현재 폐지와 개정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 논란은 사실상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 개정 및 폐지 논란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 논란 당시 지역 교원단체들까지 적극 나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던 것”이라며 “따라서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 개정 및 폐지가 본격 추진되면 찬반 논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단체 등으로 구성된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 반대 울산연대회의는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의회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가 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 조례안을 원안 가결한 것은 졸속 심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례 폐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 집행 실적, 다른 조례와 유사 중복 등 핵심 쟁점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맹탕 심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행자위가 이같이 졸속 처리한 이 폐지안에 대해 울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부결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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