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그림자 금융이야”... 美은행권 위기는 빙산의 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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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폭락으로 미국 은행권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도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림자 금융도 현재 미국권 은행처럼 많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으로 인해 파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은행 못지않게 금융권을 뒤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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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폭락으로 미국 은행권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도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 같아 보이지만, 은행이 아닌 헤지펀드·사모펀드·특수목적법인 등의 금융회사를 말한다. 은행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규제에 자유롭지만, 투자처를 찾는 이들은 은행처럼 돈을 맡긴다. 하지만 그림자 금융도 현재 미국권 은행처럼 많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으로 인해 파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은행 못지않게 금융권을 뒤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은 부채 문제가 된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기사를 통해 “이제 금융권 혼란이 은행을 넘어 확산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며 “파산한 SVB의 핵심 문제는 국가 부채를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이었고,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가 부채의 시장가치가 급락했고 예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정부, 기업, 가계가 갚아야 할 총부채는 2009년 말 이후 90% 증가해 68조 달러(약 9경 원)에 달한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가계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부채는 급증한 셈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9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대출과 채권의 가치는 떨어진다. WSJ은 “하지만 대출받은 기업은 대차대조표에 대출과 채권 가치를 표시하지 않는다”며 “발행 당시보다 떨어진 채권과 대출금 손실을 그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는 것이 경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시장은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설에 휩싸인 퍼스트리퍼블릭이 미칠 영향에만 주목한다. 하지만 WSJ은 그림자 금융도 막대한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새로운 금융권 위기를 일으킬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문제는 시스템 어딘가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은행이든 비은행이든 같은 위험에 직면해 있으므로 모든 초점을 은행에만 맞추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초 발행한 보고서에서 그림자 금융이 가진 잠재적 위험을 지적했다. IMF는 그 예로 지난해 10월 발생한 한국의 레고랜드 사태를 들었다. 당시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선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되면서 금융권이 혼란을 겪었다. 국고채는 물론이고 회사채·단기어음(CP)까지 채권시장 전체가 냉각됐었다. IMF는 이외에도 영국 정부가 지난해 9월 감세안을 발표한 후 국채 금리가 급등해 레버리지 투자를 해왔던 연기금이 손실을 본 사례도 예로 들었다.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다. IMF에 따르면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활용해 대출하는 형식 등의 직접 대출은 2008년 초보다 6배 증가한 1조5000억달러로 늘었다. 고수익 채권과 레버리지 대출 시장까지 더하면 그림자 금융 시장 규모는 4조4000억 달러로 증가한다. 은행의 상업 및 산업 대출 규모인 2조7000억 달러보다 많다.
WSJ은 “그림자 금융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연방 규제를 받는 은행 대출보다 불투명하기 때문에 위험 범위를 지정하기가 어렵다”며 “은행 파산이라는 극적인 상황은 아닐지라도 금융 시스템에 긴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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