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이제는 키움 영웅들과 함께"…오재일 "아직 못 보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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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제 간다."
이제 키움 히어로즈 선수가 된 이원석(36)이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과 뜨겁게 포옹했다.
라이온즈 파크를 나서며 연합뉴스와 만난 이원석은 "감독님께 인사드릴 때부터 울컥했다. 삼성에서 좋은 지도자, 동료를 만나 즐겁게 생활했다"며 "선수 생활 마무리를 삼성에서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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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의 동갑내기 친구 오재일은 "마음속에서는 보내지 못했다"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형 이제 간다."
이제 키움 히어로즈 선수가 된 이원석(36)이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과 뜨겁게 포옹했다.
이원석의 작별 인사에 구자욱은 "형, 고마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원석은 "다음 주(5월 2∼4일)에 대구에서 키움과 삼성이 경기하더라. 그때 보자"라며 손을 흔들었다. 그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삼성은 이날 오전 내야수 이원석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키움 오른손 불펜 김태훈(31)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은 이원석에게 "오늘 중으로 팀에 합류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원석은 라이온즈 파크에서 당장 경기를 치를 때 필요한 장비를 챙겨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으로 향했다.
이원석은 라이온즈 파크를 나서기 전에 박진만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오승환과 구자욱 등 정든 삼성 선후배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라이온즈 파크를 나서며 연합뉴스와 만난 이원석은 "감독님께 인사드릴 때부터 울컥했다. 삼성에서 좋은 지도자, 동료를 만나 즐겁게 생활했다"며 "선수 생활 마무리를 삼성에서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원석은 2005년 롯데 자이언츠에 2차 2라운드 9순위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자유계약선수(FA)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그는 2017년 삼성과 4년 최대 27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는 삼성과 3년 최대 20억원에 FA 계약을 하며 잔류했다.
삼성에서 뛴 6년 1개월 동안 이원석은 7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2천433타수 648안타), 90홈런, 434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26일까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1홈런, 10타점, 출루율 0.486, 장타율 0.483으로 활약했다.
트레이드 직전인 26일 대구 두산전에서도 이원석은 4번 타자로 삼성 타선에 힘을 실었다.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삼성을 떠나는 건 아쉽지만, 이원석은 "프로답게 트레이드를 받아들여야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키움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는 강팀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도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키움에는 이정후, 김혜성 등 대단한 타자들도 있다"며 "고척돔의 영웅들을 더 빛나게 하는 작은 영웅이 되고 싶다. 키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게 내 새로운 목표"라고 밝혔다.
"빨리 동대구역으로 이동해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며 서둘러 차에 짐을 실은 이원석은 차에 오르기 직전, 고개를 돌려 라이온즈 파크를 바라봤다.
이원석이 떠났지만, 라이온즈 파크 곳곳에 그의 흔적이 남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가족 같은 선수가 떠나 마음이 아프다. 이원석은 삼성에 정말 큰 힘이 된 선수"라며 "오늘 바로 키움에서 선발 출전한다고 들었다. 우리 팀에 새로 온 김태훈도, 키움으로 간 이원석도 좋은 활약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에 이어 삼성에서 같이 뛰고, 이별도 한 선배 강민호는 "삼성에서 함께 은퇴하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 이원석에게 밥 한 번 더 살 걸…"이라며 "키움이 이원석을 원했다고 하니, 그곳에서 좋은 성적 냈으면 한다. 이원석은 잘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두산과 삼성에서 함께 뛴 동갑내기 친구 오재일은 "아직 내 마음에서는 이원석을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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