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아메이칸 파이' 열창한 尹대통령…바이든 등 '환호'

박소연 기자, 김희정 기자, 워싱턴DC(미국)=박종진 기자 2023. 4. 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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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국빈만찬, 안젤리나 졸리·박찬호·이재용 등 기업인 참석…尹 "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 건배사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기념하는 만찬이 열린 가운데 윤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자 옆에 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2023.04.26.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추억의 미국 가요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내빈들의 환호를 받았다.
尹대통령, '아메리칸 파이' 깜짝 열창…일동 기립박수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양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23.04.26.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만찬 말미에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스트룸에서 스테이트 다이닝룸으로 자리를 옮겨 브로드웨이 스타들의 뮤지컬 삽입곡을 감상했다. 브로드웨이 스타 놈 루이스, 레아 살롱가, 제시카 보스크가 '레미제라블'과 '퍼니걸' 등 인기 뮤지컬 삽입곡을 불렀다.

이어 질 바이든 여사는 앙코르 곡으로 가수들에게 윤 대통령의 애창곡인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요청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수들의 무대가 끝나자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무대에 올랐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이끌며 직접 노래를 불러보라고 권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윤 대통령은 피아노 반주로부터 약간의 도움만 받은 채 노래의 첫 부분을 약 1분간 영어로 열창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배우 안젤리나 졸리 등 관중들은 깜짝 놀라 환호했다. 윤 대통령이 "Something touched me deep inside, the day the music died."("음악이 사라지던 날 무언가가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다.)고 노래를 마치자 무대에 있던 가수들과 관중들은 환호하며 기립해 박수를 쳤다.

미국 포크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이 1971년 발표한 '아메리칸 파이'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한 곡으로, 가장 미국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노래 가운데 하나다.

바이든 "전혀 몰랐다"…사인 기타 선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가수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 받고 있다. 2023.04.26.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전혀 몰랐다(no damn idea)"며 양손을 들고 환호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 노래의 원곡자인 돈 맥클린의 사인이 담긴 기타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후 만찬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이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들이 SNS(소셜네트워크) 등에 금세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의 백악관 출입기자 조던 파비안이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엔 1700번 이상 리트윗되고 2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공개된 트위터 영상에는 '이제부터 모든 정상회담은 노래방으로', 'K팝이 정상(대통령)에서 시작됐나' 등 익살스런 댓글이 올라왔다. 한국 대통령의 열창이 '쿨(cool)하다'는 호감도 높은 댓글도 이어졌다.
美측, 극진한 예우…박찬호·안젤리나 졸리 등 참석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이날 국빈만찬에서 미국 측은 윤 대통령 내외에게 시종일간 극진한 예우를 다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국빈이다.

저녁 7시5분쯤 백악관 북현관 문이 열리고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나와 영접 위치에 서서 윤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다. 곧 차량에서 내린 윤 대통령 부부는 미국 측 의전장의 안내에 따라 계단을 올라와 바이든 부부와 악수하고 잠시 담소를 나눴다.

양 정상 부부가 기념사진을 찍은 뒤 건물 내부로 입장하자 오케스트라의 '밀양아리랑' 연주가 흘러나왔다. 이들은 저녁 7시32분쯤 백악관 블루룸 대계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군악대 연주와 함께 성조기·미국 대통령기·태극기를 든 의장대, 바이든 부부와 윤 대통령 부부 등이 차례로 실내 계단을 내려와 계단 밑 장식문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국빈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배우 안젤리나 졸리, 아들 매덕스 등이, 우리 측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 외 35명이 참석했다. 박찬호 전 야구선수도 윤 대통령의 옆자리에서 함께 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김 여사 옆에 앉았다. 정부 측 인사 외에도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테이블 위에는 제주왕벚꽃으로 만든 장식물이 놓였다.
尹대통령 "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바이든 "한미동맹, 가장 강력"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오늘 성대한 만찬장에 함께 하는 여러분들이야 말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동맹이라 평가 받는 한미동맹의 든든한 주주이자 후원자"라며 "오늘은 한미동맹이라는 네잎 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로운 뿌리를 뻗어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로 힘차게 전진하는 한미동맹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며 "우리의 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가장 강력한 동맹이며, 한국은 가장 능력있는 동맹국임을 오늘 만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한국계 스타 쉐프인 '에드워드 리'를 객원 요리사로 초청해 직접 한미 양국의 조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한식과 양식의 퓨전 메뉴를 선정하는 등 한국 정상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워싱턴DC(미국)=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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