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9년만에 적자'…진화나선 오화경 중앙회장
"유동성 및 건전성 문제없어" 불안감 확산 차단
올해 1분기 전체 저축은행의 총 순이익이 2014년 이후 9년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체율도 2016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서면서 저축은행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급히 진화에 나섰다.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동성이나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불거진 루머 등을 의식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1분기 저축은행 600억원 손실…연체율도 ↑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약 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총자산 또한 135조1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말 대비 3조5000억원(2.5%) 가량 감소할 것이란 설명이다. 정확한 실적은 다음달 중순 발표된다.
이와관련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실을 메울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 계열 및 외국계 위주의 대형사 26곳에서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저축은행에 따라선 최대 1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저축은행은 2017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고 이를 대부분 사내유보했기 때문에 적립된 이익잉여금으로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적자전환 이유로 금리인상으로 조달비용(이자 비용)이 1년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꼽았다. 여기에 1년 전보다 대손충당금도 700억원 가량 추가로 쌓으며 비용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이번 실적 악화는 중·소상공인,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전이된 영향으로 대손비용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고위험 대출을 축소하면서 총자산 등 영업 규모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지난해 5%까지 올랐던 조달금리가 3%대로 낮아졌다 다시 4%대로 올라왔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며 "영업실적은 점진적으로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체의 연체율은 5.1% 수준으로 전년말(3.4%) 대비 1.7%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관련 중앙회는 "과거 연체율 수준을 고려하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과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012~2013년에는 20%를 웃돌다가 업계가 안정화된 2016년에는 5.8%로 낮아졌다.
1분기 BIS비율은 13.6%로 지난해말(13.15%)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법정 규제 비율 7~8%와 금융당국의 권고 비율인 11%를 상회하는 수치로, 경영 안정성 지표는 양호하다는 것이 중앙회 설명이다.
'뱅크런 대응 가능'…유동성 안정적
중앙회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불거진 '뱅크런' 우려와 관련해서도 충분한 대응능력을 갖췄다며 유동성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체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241.4%로, 법정 기준인 100%를 웃돈다.
다만 저축은행의 전체 여수신 잔액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1분기말 여신잔액은 113조원 수준으로 2조원 가량, 수신잔액은 116조원으로 4조원 정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이 유동성 문제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중앙회는 "예금 이탈 등에 따른 예금유치 또는 수신금리 경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렀다. 특히 "당일 실제 가용 능력이 20조원 정도 된다"며 혹시 모를 뱅크런 우려도 일축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에 대해선 "지난해말 대비 대출 규모가 4000억원 가량 줄었다"며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 부동산 PF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보수적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선순위 채권 비중이 높고, 대부분 사업장 위치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잘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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