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싸움 말리다 사망한 英 여성…5마리 안락사

앤 던(사진의 오른쪽). SNS 갈무리

 
60대 영국 여성이 아들이 키우는 반려견들의 싸움을 말리려다가 공격을 당해 사망했다. 이후 반려견 7마리 중 '불도그' 5마리가 안락사 처리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에서 7마리의 개와 함께 살고 있던 앤 던(65)이 키우던 불도그에게 공격당해 사망했다.

지난해 10월3일 앤의 가족들은 학교에 손자를 데리러 가기로 한 앤이 시간이 돼도 보이지 않자, 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리버풀 커크데일에 있는 집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앤은 초인종을 눌러도 나타나지 않았고, 가족들은 문에 뚫려 있는 우편용 구멍을 통해 실내를 들여다봤다.

그들은 앤이 집 복도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복도에는 앤이 흘린 피로 인해 피 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나 앤은 결국 오후 4시 30분 사망 선고를 받았다.

지난 25일 영국 제라드 마젤라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증언으로 나선 안드레 리벨로 검시관은 앤의 사인이 개에게 물려 생긴 상처라고 밝혔다. 

법원에 제출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자택 내에는 불도그 5마리를 비롯해 총 7마리의 개가 앤과 함께 있었다. 모든 반려견은 앤의 아들인 스티븐 던의 소유였다.

리벨로 검시관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1시 20분경, 앤은 외출을 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앤은 평상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불도그 '카이로'와 '브롱스크'가 으르렁대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스티븐는 어머니에게 두 불도그가 싸우지 않도록 분리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검시관은 앤이 불도그 두 마리를 분리하기 위해 한창 다투고 있던 불도그 중 한 마리를 부엌으로 데려왔고, 직후 흥분한 불도그에 의해 공격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티븐은 앤이 사망한 이후 '통제가 불가능한 맹견을 방치한 혐의'로 체포됐다. 스티븐은 카이로와 브롱스크가 사건이 발생하기 8개월 전부터 싸우기 시작했지만, 인간에게는 폭력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스티븐의 반려견 7마리 중 불도그 5마리는 전부 안락사 처리됐으며 스티븐은 별도의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