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 4조8991억원···전년 대비 6.4% 증가
대출 이자 인하 등 ‘상생금융’의 영향으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비이자·비은행 부문이 선방하면서 4대 금융지주가 전년 대비 6.4% 증가한 순이익을 달성했다. 금융지주는 경기둔화, 연체율 상승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대폭 늘렸고, 주주 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27일 공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이들 4개 지주사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4% 불어난 4조899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3개사가 1년 전보다 더 많은 순익을 기록했다.
1분기 이자이익은 4개 지주사 합산 9조7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불었다. 그러나 전 분기 대비로는 8.3% 감소하며 증가세가 꺾였다. ‘이자 장사’ 비판에 은행권이 올 1분기에 걸쳐 대출 이자를 지속해서 인하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49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KB금융은 “증권, 보험계열사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이 개선됐고, 지난해 여신 성장과 금리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다”며 “그룹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1%까지 확대되는 등 그룹의 이익 구성 내용도 한층 좋아졌다”고 말했다.
1분기 KB금융의 NIM은 2.04%로, 전 분기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비이자 이익은 1조574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4배,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1조3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지난 2월 말까지는 이자 마진의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를 우려했다”며 “그러나 3월 이후 시장 금리가 하락해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하는 등 비이자 이익이 개선돼 실적 감소를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5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10% 줄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21억원 적자였던 비이자이익이 올 1분기 1조32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1조102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도 이자 이익(2조175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10.6% 감소했다.
반면 비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9% 증가한 7788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달성했다. 외환 매매익이 늘고, 주요 관계사의 유가증권 등 거래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911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우리금융도 이자이익(2조218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1.6% 불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5.5% 축소됐다.
4개 지주사는 고금리 장기화, 경기둔화 등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1년 전보다 대폭 늘어난 충당금을 쌓았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인 6682억원, 신한금융은 89.4% 증가한 4610억원의 신용손실 충당금을 전입했다. 하나금융은 1년 전보다 108.5% 늘어난 3432억원, 우리금융도 57.4% 많은 261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지주사들은 주주가치 제고 기조를 이어갔다. KB금융은 1분기 배당금을 주당 510원으로 결의했다. 신한금융은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됨에 따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2005년 지주사를 설립한 이래 최초로 분기 배당을 도입해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 우리금융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소각하기로 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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