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핵잠 1척만으로 北 전체 핵전력 능가…핵방패 전진배치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3. 4. 27. 1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14척 보유 오하이오급 SSBN 매일 1∼2척 상시배치 효과
美 SSBN, W88, W76-2 탑재 히로시마 원폭 32배 위력 핵탄두 192발
워싱턴 선언에 ‘정례적 가시성’ 표현 등장…전략자산 적극 공개 의도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괌 해군기지에 배치된 전술핵 탑재 가능 오하이오급 전략원자력추진잠수함 ‘메인함’(SSBN741) 사진을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전격 공개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선언’에서 상시 전개하기로 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추진잠수함(SSBN·전략핵잠)이 보유한 핵 전력 위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SBN은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이다. SSBN은 타국을 방문하는 자산이 아니며, 위치도 비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워싱턴 선언’에 언급된 대로 정례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SSBN의 부산·제주 등 한국 기항이 거론됐다. 한마디로 북한이 언감생심 핵무기 사용을 할 엄두를 못내게 하기 위한 압박수단이다.

미국이 모두 14척을 보유한 오하이오급(SSBN-730, 1만8750t급) 1척 전력은 웬만한 핵보유국과 맞먹는다.미국의 3대 핵전력 중 가장 가장 은밀하고 안전하며, 항상 발사 가능하며, 위력적이다. 24개의 SLBM 발사관에, 트라이던트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기당 475kt의 W88 핵탄두, 기존(90~475kt)의 수십 분의 1수준인 5~7kt 수준의 저위력 핵탄두 W76-2 등 다양한 종류의 다탄두 형태 핵탄두 수십 발 탑재 가능하다.

SSBN 1척의 핵무기를 모두 발사하면 히로시마 원폭 32배 위력 가진 핵탄두 192발이 투하된다. 한 마디로 현재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탄두 및 핵미사일보다 SSBN 1척이 보유한 핵전력이 훨씬 뛰어난 셈이다.

사거리 약 1만2000km 이상으로 한반도 근해에 배치하지 않아도 괌기지 등에서 곧바로 발사가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27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적어도 미국이 통상적으로 태평양에 8척 정도 운용한다고 볼 때 1년 365일 매일 한 두척은 서태평양, 한반도 인근에서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셈”이라며 “사거리 1만200㎞를 고려하면 북한에 대해 강력한 확장억제 수단이 될 수 있어 그 의미는 엄청나다”고 했다.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는 한미정상회담 전날인 26일 오하이오급 SSBN 741 ‘메인함’이 보급을 위해 태평양 괌 기지에 입항했다면서 관련 사진 4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 선언’에서 SSBN의 한국 기항을 언급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략원잠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 6개국에 불과하다. 미국은 1976년부터 오하이오급 SSBN 16척을 건조했는데 현재는 14척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SSBN에는 승조원 150명이 탑승한다. 수중배수량만 1만8000t 이상이며 길이는 170여m에 달한다.

오하이오급은 1번 함인 ‘오하이오’가 취역한 1981년 이후 40여년 간 한 번도 한국에 기항한 적이 없다. 본래 SSBN은 먼바다에서 적을 은밀히 겨냥하는 전략자산이지만, 한국 작전해역에 ‘전개’가 아닌 ‘기항’하는 것은 수중 은밀작전보다 정례적 가시성을 강조한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SSBN은 미국 내부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위치를 알 수 없다”며 “은밀성이 최고의 무기인 SSBN을 한반도 인근에서 노출하는 것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추진잠수함은 전략원잠이라 부르는 SSBN과 공격원자력추진잠수함(SSN)으로 나뉜다.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은 전략원잠이며,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잠수함은 SSN이다. 지난 2월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원자력핵추진잠수함 스프링필드함은 154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SSN에 해당한다.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은 유사시 미국이 우리나라에 제공할 핵우산 중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한창이던 지난 2016년 11월 1일(현지시간), 미국 괌 해군기지에서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원잠 펜실베니아함이 당시 이순진 합참의장에게 전격 공개되기도 했다.

‘워싱턴 선언’에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the Regular Visibility)을 한층 증진한다는 표현이 등장해 주목된다. 기존에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주로 ‘상시배치’나 ‘순환배치’ 등의 용어가 사용됐다. 이 같은 용어 대신 ‘정례적 가시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더욱 빈번하게 전개하는 것은 물론, 이를 더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북한이 2016년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뒤 ‘수중 킬체인(Kill Chain)’ 강화 및 한·미 잠수함 전력 등 교류강화를 위해 주한미해군사령부가 2017년 이후 서울에서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로 이전한 바 있다.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공개를 꺼리는 SSBN의 위치를 공개한 것은 북한에 언제든 한반도 인근 해역에 전술핵 탑재 핵잠수함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경고”라며 “미국으로서는 확장억제 가시성 강화를 위한 최적의 무기로 수시로 부산 등에 기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