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주린이가 찜한 주식 하필…이브이첨단소재 '-50%' 어쩌나

김사무엘 기자 2023. 4. 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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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CB(연성회로기판)가 주력 사업인 이브이첨단소재는 지난 몇 년 간 지속적인 경영난을 겪으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8.5% 감소한 581억원, 영업손실은 2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2021년에는 회사명을 기존 액트에서 현재 이브이첨단소재로 바꾸고 100% 무상증자도 실시했지만 주가는 줄곧 지지부진했다.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하자 지난해에는 자본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자와 함께 올해초 유상증자 실시로 자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건 이달초부터다. 2차전지가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가운데 이브이첨단소재가 리튬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알려지면서 주가는 지난달 말 2125원에서 지난 19일 장중 최고 1만7780원까지 치솟았다. 700%가 넘는 수익률이다. 매출 500억원짜리 회사의 시가총액은 최고 6600억원까지 올랐다.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17일과 18일 연속 상한가 이후 19일에도 상한가까지 올랐지만 이후 차익매물이 나오며 결국 전일 대비 15% 하락 마감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차트를 나타냈다.

27일 이브이첨단소재는 전일 대비 상한가(30%·1910원)까지 오른 8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로는 반토막이다.

2040 주린이 '찜' 하자마자 -50% 반토막

최근 외국계 증권사 창구의 대규모 매도로 하한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에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며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투자경험이 적거나 젊은 투자자 중심으로 테마성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 계좌를 이용하는 투자자 중 30대와 40대가 최근 일주일(4월20~26일) 동안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이브이첨단소재다. 20대 이하 투자자는 이 기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샀고 그 다음이 이브이첨단소재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에코프로비엠 혹은 에코프로를 가장 많이 매수했지만 최근 이 종목들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자 이브이첨단소재로 갈아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이 대부분 POSCO홀딩스와 에코프로비엠 등을 많이 산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변동성이 큰 종목을 선호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투자경험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투자경험 6개월 미만 주린이(주식 어린이)들이 일주일 간 가장 많이 산 종목 역시 이브이첨단소재였다. 두번재는 이아이디, 세번째는 포스코DX다. 매매회전율 상위 1% 투자자들도 이브이첨단소재가 원픽이었다. 반면 투자경험 10년 이상 투자자들은 이 기간 POCO홀딩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DX 등을 많이 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이브이첨단소재 평균 매수 단가는 9375원이다. 이날 상한가로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손실 구간이다. 고점에 물려있는 투자자라면 30~40% 이상 손실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주주만 3번 교체…롤러코스터 주가, 투자주의

이브이첨단소재는 2017년 이후 최대주주가 3번이나 바뀔 정도로 지배구조가 불안정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10%를 보유한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다.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최대주주는 에스엘바이오닉스다. 에스엘바이오닉스는 에스엘홀딩스가 지배한다. 에스엘홀딩스는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이브이첨단소재와 지배구조로 엮여 있는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에스엘바이오닉스는 모두 상장사다. 이브이첨단소재 역시 다이나믹디자인의 최대주주다. 이들 종목은 공통적으로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적이 아닌 테마성으로만 움직이거나 갑자기 신규 사업을 추가한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사업 목적을 추가한 이후 특정 계좌가 관여하거나 주가 변동성이 커진 종목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가 의심될 경우 금융감독원과 검찰 등에 통보 조치한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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