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인재 확보'에 SKY 298명↑..23년만에 수도권大 정원 대폭 증가

정현수 기자 2023. 4. 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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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교육부, 첨단분야 정원조정 결과 확정..수도권 817명-비수도권 1012명 등 총 1829명 정원 순증

서울대가 차세대지능형반도체 등을 전공으로 하는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한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인공지능학과와 전기전자공학부를 증설한다. 정부의 첨단학과 정원 확대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23년 만에 대폭 늘어난다.

입시업계는 이번 정원 확대가 이른바 'SKY 대학'을 중심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합격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의대 블랙홀'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속화하고 있는 수도권 대학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817명-비수도권 1012명..첨단분야 학과 정원 늘어
교육부는 2024학년도 일반대학 첨단분야 정원조정 결과를 확정해 각 대학에 통보한다고 27일 밝혔다. 순증 정원은 수도권 대학 817명, 비수도권 대학 1012명 등 1829명이다. 정원이 늘어나는 학과는 반도체와 미래차·로봇,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첨단분야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부터 첨단분야의 대학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교육계는 수도권 대학에서 어느 정도의 정원이 늘어날지 주목했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총원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증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는 수도권 인구 유입을 막기 위해 2000년 이후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을 묶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이슈까지 겹치면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동결이나 감축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현재 약 7000명 정도의 수도권 대학 여유 정원이 발생했다.

교육부는 이를 활용해 첨단학과의 정원을 순증했다. 'SKY 대학'으로 불리는 서울대(218명)와 고려대(56명), 연세대(24명)의 첨단학과 정원도 총 298명 늘었다. 성균관대(96명)와 이화여대(30명) 등 서울에 소재하는 대학으로 한정할 경우 총 667명의 정원이 증가했다.
'묶여 있던' 서울 소재 대학 정원 확대..입시에도 당장 영향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대학, 특히 유망 학과로 꼽히는 첨단분야 학과의 정원이 늘어난 것은 대입에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고3 수험생 규모는 학령인구 감소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상위권 대학의 정원이 늘어나면 합격선에도 영향이 미친다.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의대 블랙홀' 현상이 두드러져 입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첨단학과와 의대에 동시에 합격하면 의대로 빠져나가고 있어 정원을 확대해도 이런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첨단학과가 신·증설되면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기업 계약학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신설된 학과들은 기존 대기업과 계약된 학과들과 비교할 때 이에 상응하는 혜택 등의 후속조치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첨단학과 신·증설로 지방대 위기가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방대는 첨단학과의 정원이 수도권보다 더 늘었지만 수도권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였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비수도권은 오랜 역사의 기존 반도체 학과도 폐지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을 고려해 수도권은 분야별 상위권 우수 학과만을 증원 대상으로 해서 증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했다"며 "지방대 첨단학과의 정원을 많이 증원했지만 미달이 많이 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에 보건의료분야 학과 정원도 조정했다. 간호학과 410명, 임상병리학과 27명, 약학과 17명, 치과기공학과 30명, 작업치료학과 48명 등의 정원을 각 대학에 배정됐다. 보건의료계열의 정원은 자체조정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원을 배정 받은 대학은 해당하는 인원만큼 다른 학과의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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